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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외장공사 안전불감 “어처구니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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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외장공사 안전불감 “어처구니없다”

입력
2018.03.03 22:4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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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외벽 유리 작업대 추락

일하던 근로자 3명 떨어져

지상작업 인부는 파편에 숨져

“작업대-외벽 고정볼트 파손 추정”

경찰, 안전수칙 준수 여부 조사

2일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과 공사장 구조물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지상에 있던 근로자 1명이 55층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연합뉴스
2일 오후 2시께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에서 일하던 근로자 3명과 공사장 구조물이 추락했다. 이 사고로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지상에 있던 근로자 1명이 55층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연합뉴스

“이런 초고층 건물 공사에선 외장 공사가 가장 위험한데 철저한 안전관리가 안됐나 봅니다.”

부산의 최고층 건물이자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의 특혜로 많은 정ㆍ관계 인사들이 구속된 ‘해운대 엘시티(LCT) 더샵’ 공사장에서 2일 추락 사고가 발생, 근로자 4명이 숨지자 출동한 소방당국 관계자들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라며 안타까워했다. 더욱이 사망자 모두 하청업체 근로자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쯤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현장 55층(높이 200m)에서 근로자 3명이 외벽 구조물과 함께 추락했다.

추락한 근로자들은 박스 형태의 가설작업대와 안전시설물을 합친 SWC(safety working cage) 구조물에서 건물 외벽에 유리를 설치하는 작업을 하다 SWC가 떨어지면서 변을 당했다. 외벽 유리 설치 당시 높이 85층 주거타워 건물에는 가로 4m, 세로 1.1m, 높이 10m의 SWC가 가설돼 있었다.

이 사고로 원청업체인 포스코건설의 외장 공사 하청업체 일진유니스코로부터 재하청을 받은 삼목에스폼 소속 현장작업 근로자 남경서(38), 이수범(50), 김규철(40)씨 3명이 숨지고, 지상에서 일하던 또 다른 하청 근로자 김상조(42)씨가 55층에서 떨어진 구조물에 맞아 숨졌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작업대와 외벽을 고정하는 볼트가 파손돼 추락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101층 1개, 85층 2개 동의 엄청난 물량의 외벽공사를 진행하면서 어떤 이유든 구조물이 떨어져 작업자 모두가 한꺼번에 목숨을 잃는 경우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공사현장 책임자 등을 불러 안전작업 수칙 준수 여부와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추락사고 가능성 등 위험이 수반된 공사를 하청업체에 맡긴 포스코건설이 안전 관리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포스코건설이 시공 중인 엘시티 더샵은 해운대해수욕장과 바로 맞닿은 지점에 초고층 휴양시설을 짓기로 하면서 공사 개시 전부터 논란이 많았다.

사업을 맡은 민간 컨소시엄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용도변경 등을 요구했고, 부산시가 이를 수용하자 정ㆍ관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아파트 분양 과정에서도 몇몇 고위층 인사에게 특혜를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엘시티’ 이름이 화제가 됐다. 엘시티 사업시행사 이영복 회장은 최순실과 같은 ‘청담동 계모임’ 계원이었으며, 이 모임을 통해 이 회장이 최순실에게 엘시티 사업 민원을 했을 것이란 의혹이 일었다.

시행사 실질 소유주 이영복씨는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리거나 가로채고, 정ㆍ관계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5억원대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 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또 이 사건을 둘러싸고 배덕광 전 국회의원, 허남식 전 부산시장 등 많은 인사들이 검찰 조사를 받은 가운데 배덕광 의원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 받았고, 허남식 전 부산시장은 1심에서 징역 3년을 받고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해운대 엘시티 더샵 공사의 현재 공정은 46% 수준이다. 랜드마크타워(101층)와 주거타워 AㆍB동(각 85층)의 3개 동이 건립 예정인데, 랜드마크타워의 경우 중심부 뼈대가 90층 이상 올라갔다.

부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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