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들이 1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세상을 향해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2일 방송된 Mnet '고등래퍼2' 2회는 최고 시청률 1.4%(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첫 방송 대비 상승했다. 특히 배연서, 이병재, 윤진영, 김하온 등 출연자와 힙합 크루 키프클랜은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꾸준히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큰 관심을 입증했다.
이번 주 방송에서는 1학년 싸이퍼 대결과 참가자의 무려 절반이 탈락하는 팀 대표 결정전이 펼쳐졌다. 지난 주 예비고1, 고2, 고3의 싸이퍼 대결에 이어 고1 래퍼들의 대결이 진행됐다. 리듬을 자유자재로 가지고 놀며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준 김효동, 발성이 남달라 시선을 끈 고준서, 가사 실수로 한 소절 밖에 보여주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 지민혁이 차례로 랩을 선보였다. 그 중 1등을 차지한 것은 재치있는 가사와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인상을 남긴 석민이었다.
학년별 싸이퍼에서 1등을 차지한 이예찬, 석민, 김하온, 김윤호에게는 자신의 팀원을 선택할 수 있는 베네핏이 주어졌고, 모두가 실력 있는 래퍼를 자기 팀으로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어진 팀 대표 결정전이 팀 내 순위 경쟁으로 밝혀지자 직접 뽑은 팀원에게 자신이 밀려 탈락할 수 있는 상황으로 인해 긴장감이 감돌았다.
팀 대표 결정전은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먼저 실력파 래퍼들이 몰려 있는 석민 팀이 나섰다. 송재훈은 사회가 원하는 것이 아닌 진짜 자신의 꿈에 대한 랩을 선보였다. "생각해봐 현실적인 꿈 꿔도 망할 수 있어, 네가 원한 대로 가도 성공할 수도 있어"라는 가사로 공감대를 자극했다. 이승화는 래퍼라는 꿈을 인정해주신 어머니를 주제로 한 랩을 했다. 감성을 자극하기 보다는 꿈을 향한 배짱과 포부를 담아 신선하다는 평을 받았다. 김성호는 학교 폭력으로 힘든 시기를 겪는 10대들을 대변하는 가사로 눈길을 끌었다. 박영서는 단점이라 생각했던 허스키한 목소리가 이제는 자신만의 무기가 됐다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냈다. 윤진영은 배움이 느린 사람도 실수하는 사람도 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아 랩을 했다.
배연서는 자신의 목표와 꿈을 눌러 담은 가사와 박자를 가지고 노는 모습으로 모두를 흥분시켰다. 그는 보이비 멘토에게 "이 친구(배연서)보다 잘하는 사람은 없다"는 극찬을 받았다. 오담률은 앞선 싸이퍼에서의 실수를 극복하고 자신만의 스웨그를 보여줬다. 석민은 쟁쟁한 래퍼들 사이에서도 실수 없이 무대를 마쳤지만 "심심했다"는 평을 들었다. 이 조에서 팀 대표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게 된 4명은 1위를 차지한 배연서를 비롯해 오담률, 윤진영, 이승화였다.
다음으로 대결을 펼친 김하온 팀 역시 만만치 않은 실력자들이 속해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하선호는 개인이 어떤 특기를 가지고 있는가에 상관없이 공부만을 강요하는 어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랩으로 표현했다. 고준서는 시작부터 가사 실수를 하고 좀처럼 무대를 이어가지 못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박준호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꿈에 질리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는 무대를 선사했다. 아이돌 그룹 SF9의 멤버 휘영은 묵직한 톤과 화려한 무대 뒤 공허한 마음을 담은 솔직한 가사로 듣는 사람들을 몰입하게 했다.
하이라이트는 이병재의 무대였다. 이병재는 "서울대를 다니는 누나와 비교해 자퇴생인 자신은 극과 극"이라며 "(이 랩은) 저에게 열등감, 우울감, 불안함을 준 상황, 인물에게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를 묻는 가사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대들은 어떤 기분이신가요"라며 대화를 하는 듯 담담하게 풀어내는 그의 무대는 한동안 뜨거운 여운을 남겼다. 치타는 "손에 땀이 나고 전율이 흘렀다. 예술이라고 생각했다", 산이는 "'고등래퍼'가 보여줘야 하는 무대였다"고 평했다. 무대를 지켜본 고등래퍼들은 눈물이 고일 정도로 그의 무대에 푹 빠져들었다고 전했다.
방송 말미에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화제의 래퍼 김하온의 무대를 비롯한 나머지 무대들이 짤막하게 공개돼 궁금증을 높였다. 또 191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은 래퍼의 정체는 과연 누구일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병재, 배연서가 2:2배틀에서 서로 맞붙게 된 것으로 공개돼 진검 승부를 예고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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