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단독] “평창올림픽 조직위 팀장에게 성희롱 당했다”

알림

[단독] “평창올림픽 조직위 팀장에게 성희롱 당했다”

입력
2018.03.03 04:40
5면
0 0

여성 운영요원이 경찰에 신고

조직위, 예산 부족 이유로

준비 기간 중 남녀 한 숙소 배정

성희롱 논란 일자 양측 모두 해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정선 스키 경기장.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 정선 스키 경기장. 평창 동계올림픽 공식 홈페이지 캡처

문화계 등에서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한창인 가운데 평창 동계올림픽 운영조직 내에서도 성희롱 사건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조직위원회가 대회 준비기간 중 남녀 운영위원에게 혼숙을 요구했고, 성희롱 신고가 접수되자 충분한 조사 없이 양측을 모두 해고한 것으로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2일 강원 정선경찰서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의 한 스키종목 전문운영요원으로 일해 온 A(30ㆍ여)씨는 준비기간인 지난해 8~9월과 올해 올림픽 기간 중 팀장인 B(48ㆍ남)씨에게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씨와 같은 팀에서 일했던 C(43ㆍ여)씨도 지난달 26일 경찰에 출석해 피해자 진술을 했다.

A씨에 따르면 지난해 8월 29일~9월 4일 용평스키장에서 진행된 올림픽 사전 준비기간 동안 조직위원회는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A씨에게 팀장인 B씨, 남성인 부팀장 D씨와 숙소를 함께 사용하라고 통보했다. 하지만 D씨가 개인적인 문제로 빠지면서 남녀 단둘이 남게 됐으나 조직위 측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씨는 “B씨가 평소 볼과 손을 서슴없이 만지고, 카톡으로 ‘너는 올림픽 기간까지 내 거야’ ‘You are mine!’이란 메시지까지 보냈다“며 “혼숙을 하는 동안 B씨가 ‘무서우면 (내방에) 들어와서 자라’고 두세 차례 권하는 등 성희롱을 했다”고 주장했다. C씨 또한 “올림픽 기간 중 B씨가 여성요원들의 상의를 들추면서 가슴 안쪽을 무례하게 만지려 하고, 넥워머를 선물한다는 핑계로 여성요원들의 목 안쪽으로 손을 넣어 만지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반면 B씨는 이 같은 주장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다. 그는 “여성 팀원들이 업무를 소홀히 해 여러 차례 고함을 지른 적은 있지만 성희롱을 한 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조직위는 애초 남녀 혼숙을 요구해 사안의 한 원인을 제공한데다 문제가 발생하자 곧바로 양측을 모두 해고해 은폐에 급급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A씨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A, C씨를 포함해 같은 운영팀 내 있던 다섯 명의 여성 운영요원 전원이 정선스키장 내 설치된 ‘성상담 고충센터’를 방문해 여성 경찰관에게 B씨의 성희롱 문제를 상담했다. A씨는 그러나 “바로 다음날 조직위에서 해당 스키종목 총괄 매니저를 맡고 있는 E씨가 ‘올림픽 기간 용평스키장에서도 성희롱 문제가 발생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를 퇴출시킨 사례가 있다’며 사실상 해고를 위협해 경찰 조사에는 두 명만 나가 진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인 28일 두 사람과 B씨는 모두 E씨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았다.

총괄 매니저 E씨는 “양측 입장이 너무 차이가 나 피해자와 가해자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고, 패럴림픽 대회를 앞두고 불미스런 일을 일으킨 이들을 경기 요원으로 투입할 수 없다고 경기위원장, 코스위원장, 조직위원회 본부에서 결정해 해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올림픽 사전 준비 당시 혼숙과 관련해서는 “사전에 당사자들에게 양해를 구했다“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