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보험 창업자 구속 이어 신흥재벌 예젠밍 구금
중국 당국이 안방(安邦)보험에 이어 또 다른 재벌기업 화신(華信)에너지공사 압박에 나섰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ㆍCaixin) 보도를 인용해 신흥 에너지 대기업 화신에너지공사의 예젠밍(葉簡明) 회장이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외신들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장기 집권의 길을 열고 있는 상황에서 감찰 권한을 공공 영역에서 민간 재벌로까지 확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젠밍 회장의 자세한 조사 내용과 신병 등은 보도되지 않고 있다.
화신은 2002년 설립돼 상하이(上海)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민영기업으로 중국 당국과 신뢰 관계를 구축하며 주로 대형 국유기업이 실패한 프로젝트를 겨냥해 급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과 카타르, 러시아, 차드 등의 에너지 관련 사업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예젠밍은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기소된 패트릭 호(何志平) 전 홍콩 민정사무국장(장관급)의 해외부패방지법 위반과 돈세탁 혐의에 화신이 직접 연루돼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호 전 국장은 당시 아프리카 석유 채굴권 확보에 나선 화신에너지를 대리해 차드 대통령, 우간다 외무장관 등에게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중국 정부가 경영권을 접수한 안방보험의 공동 창업자로 지목돼 온 태자당(혁명원로 자제) 천샤오루가 이날 심장마비로 돌연 사망한 것과 관련해서도 온라인을 중심으로 정치적 해석이 퍼지고 있다. 천샤오루는 중국 혁명원로 천이(陳毅) 전 부총리의 아들로, 안방보험의 실소유주이거나 오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의 동업자라는 소문이 났던 인물이다. 중국 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안방보험에 대한 수사 압박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은 게 아니겠느냐는 의견이 올라오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예젠밍 회장의 구금 조사 소식을 전하며 “절대권력 덩샤오핑이 실용주의 사상인 ‘흑묘백묘’를 제창한 것과 달리 시진핑 시대의 ‘살찐 민간 고양이’는 점점 더 큰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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