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베이스볼5’ 규칙 발표
“도시 젊은이들에 초점 맞춰
배트•글러브 없어도 경기”
방망이 대신 주먹으로 고무공을 치고 맨손으로 수비하던 골목길 놀이. 지역에 따라 ‘주먹 야구’ 혹은 ‘짬뽕’으로 불렸던 그 놀이가 정식 규칙을 갖고 정규 스포츠로 변신한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은 1일 ‘베이스볼 5’의 공식 경기규칙을 발표했다. 5대5 길거리 야구 형식인 베이스볼5는 야구를 전 세계적으로 보급하는 한편, 야구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WBSC가 새로 선보이는 경기다. WBSC는 오는 10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2018 유스 올림픽에서 베이스볼5를 스포츠로 처음 시연할 계획이다.
야구는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일본, 대만 등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배트와 포수 장비, 글러브 등 값비싼 장비와 넓은 경기장이 필요해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베이스볼5는 이런 제한적인 요소 없이도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정사각형 모양 경기장(가로ㆍ세로 18m)만 있으면 그 안에서 특별한 장비 없이 고무공을 맨손으로 치고 받으며 승부를 가린다. 베이스 간 거리는 13m다.
팀 당 출전 선수는 5명이고 5이닝 경기다. 5회까지 승부를 내지 못하면 연장전을 벌인다. 타자가 타석에서 직접 공을 들고 손으로 치면서 경기가 시작된다. 당연히 상대편 투수는 없다. 타구는 페어 지역에서 최소 한번 튕겨야 정식 플레이로 인정된다. 리카르도 프라카리 WBSC 회장은 “이번에 발표된 새로운 ‘길거리 야구’는 야구와 소프트볼을 젊은 세대에 어필해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WBSC에 따르면 베이스볼5 소개 영상은 이미 74개 국가 및 지역에서 2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 특히 쿠바, 니카라과,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 중남미 국가에서 반응이 좋다는 게 WBSC의 설명이다.
야구와 소프트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올림픽 종목에서 빠졌다. 이후 12년 만인 2020년 도쿄올림픽에 다시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WBSC는 2024년 파리올림픽은 물론 이후에도 야구와 소프트볼이 계속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집중하고 있다.
프라카리 회장은 "베이스볼5는 전용 장비나 경기장이 필요 없으며 도시 젊은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졌다"면서 "이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획기적으로 내 놓은 '올림픽 어젠다 2020'과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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