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 대출잔액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더구나 지난해 10~12월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 15조원 중 절반 이상이 부동산 대출이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에도 시중 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2일 한국은행의 ‘예금취급기관 산업대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말 기준 전체 산업대출 잔액은 1,051조5,000억원으로, 3분기말보다 15조원 늘었다. 전분기(20조6,000억원)에 견줘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다. 산업대출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 공공기관, 정부 등이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일컫는다.
업종별로 보면 서비스업, 그 중에서도 부동산업 대출 상승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4분기 금융사들이 서비스업에 빌려준 돈은 총 14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4조4,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중 하나인 부동산업 대출은 8조6,000억원으로 늘어 전체 산업대출 증가액의 57%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분기(9조7,000억원)보다는 증가폭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지난해말 기준 부동산업 대출잔액은 201조2,000억원을 기록,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 호황과 맞물려 부동산 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외 도ㆍ소매 및 숙박ㆍ음식점업 대출도 2조3,000억원 늘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제조업 대출은 지난해 4분기 1조9,000억원 늘어 전분기(3조9,000억원) 증가액에 한참 못 미쳤다. 다만 조선ㆍ해운과 같은 기타운송장비 대출이 6,000억원 늘었다. 기타운송장비 대출은 조선ㆍ해운 구조조정과 함께 업체들이 부채 탕감에 나서면서 2016년 4분기부터 작년 3분기까지 계속해서 감소하다 증가세로 전환됐다. 건설업 대출은 지난해 4분기 1조4,000억원 줄어. 전분기 1조1,000억원 증가에서 감소로 돌아섰다. 김동욱 기자 kwd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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