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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한달새 1억 낮춰도 세입자 못 구해…몸낮춘 강남 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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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셋값 한달새 1억 낮춰도 세입자 못 구해…몸낮춘 강남 전세

입력
2018.03.02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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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세 시세표 안내문의 모습. 뉴시스
서울 서초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세 시세표 안내문의 모습. 뉴시스

"집값이 계속 오르면서 세입자들이 매수로 돌리거나 입주물량이 풀린 주변 신도시로 집을 사서 가시는 경우가 많아요. 조급해진 집주인들은 보증금 수천만원 내려서라도 세입자를 연결해달라는데 쉽지 않습니다."(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

서울 아파트 전셋값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강남권의 경우 전셋값을 1억원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는 집주인이 적지 않다.

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26일 기준 0.02% 떨어졌다. 직전 조사(2월19일)에서 3년9개월 만에 하락전환한 전셋값은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강남구는 12일 0.05% 떨어져 오름세가 꺾인 뒤 26일 0.12% 떨어지는 등 3주 연속 하락세다. 서초구도 12일 -0.2%, 19일 -0.21%, 26일 -0.3% 등 낙폭이 커지고 있다. 송파구는 19일 0.14% 떨어진 데 이어 26일 0.16% 하락했고 강동구도 26일 0.13% 떨어졌다.

민간 조사업체 결과도 비슷하다. 부동산114가 1일 내놓은 통계에서 강동구 전셋값은 0.15% 떨어져 가장 낙폭이 컸고 송파구(-0.07%), 서초구(-0.03%)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 지난달 9억~10억원까지 전세 계약됐던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 주택형의 경우 현재 8억~9억원대에 물건이 나온다.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전용 128㎡는 지난 1월 11억원에 거래됐으나 현재 10억원까지 떨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계속된 집값 상승에 피로감을 느낀 세입자들이 매수전환하거나 입주가 시작된 주변 신도시로 '탈(脫)서울'하면서 전세수요가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세수요의 일시적 공백으로 공급과 수요가 불일치(미스매칭)하면서 전셋값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전세값이 매매가의 70%에 육박해 전세 거주자들이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매수세로 돌변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로 있으려던 세입자들이 집값이 더 오를 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전세 물량이 쌓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강남권의 경우 인근 위례신도시 입주물량이 늘고 동북권 등은 구리 갈매지구, 남양주 다산신도시 입주가 잇따르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순유출 인구는 9만8000명으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았다. 이 중 81%가 주택 문제로 서울을 떠났다.

지난해 집값이 급등하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놓는 이른바 '갭투자가 늘어난 점도 전세값 안정의 이유로 꼽힌다.

전세 공급원인 수도권 입주물량의 증가로 서울 전셋값 안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경기도 입주물량은 약 16만2000가구로 지난해보다 25.7%나 많다. 1990년 이후 경기지역 최대 물량이다. 서울도 올해 전년 대비 28% 많은 약 3만5000가구가 입주에 나설 예정이다.

서성권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전세시장 변수였던 강남권 재건축 이주시기를 서울시가 조정해 이주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가능성이 적어졌다"며 "최근 입주한 신규 아파트로 전세수요가 계속 분산되면서 전세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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