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운동 99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은 여성 독립운동가들을 정면으로 재조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참석 기념사를 통해 익히 알려진 윤봉길 이봉창 의사와 강우규 열사 등을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한 뒤 ‘건국의 어머니들’도 있다며 유관순 열사 외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동풍신, 윤희순, 곽낙원, 남자현, 박차정, 정정화와 부산 일신여학교 여학생들을 열거했다. 정부 관계자는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려는 청와대 의지가 강했다”고 전했다.
유관순 열사 다음으로 문 대통령이 언급한 동풍신 열사는 15세이던 1919년 3월 함경북도 명천에서 벌어진 만세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되어 1921년 17세 나이로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했다. 유관순 열사와 닮은 행적에서 북의 유관순으로도 불린다.
문 대통령이 “밤을 새워 태극기를 그렸다”고 소개한 일신여학교 학생들은 1919년 3월11일 부산 지역 만세운동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고 한다.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 의사는 1895년 을미의병과 1907년 정미의병 당시 군자독립운동 자금을 모금했다. 1911년 만주로 이주해 독립운동을 이어갔으나 남편과 아들이 고문으로 숨지자 스스로 곡기를 끊고 75세에 순국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모친인 곽낙원 선생도 언급됐다. 독립운동가들의 뒷바라지를 도맡았으며, 자신의 생일상을 위한 돈으로 권총 두 자루를 사 독립운동에 쓰라며 건넨 일화로도 유명하다. 영화 ‘암살’에서 안옥윤(전지현 분)의 실제 모델인 남자현 여사와 광주학생운동과 의열단 활동에 참여했던 박차정 열사도 언급됐다. 박차정 열사는 특히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인 의열단장 김원봉의 부인이어서 그간 정부 차원의 평가가 크지 않았다.
회고록 ‘장강일기’로 유명한 정정화 의사는 3·1운동 직후 시아버지인 대동단 총재 김가진과 함께 중국 상하이로 건너갔다. 1930년까지 혈혈단신으로 6자례에 걸쳐 국내와 중국을 왕복하며 독립운동자금 모집책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건국의 아버지’라며 나석주, 이봉창, 강우규 열사와 함께 의열단원이었던 박재혁, 최수봉, 김익상 열사 등도 언급했다. 부산 출신의 박재혁 열사는 부산공립상업학교 졸업 뒤 상해로 건너가 의열단에 가입했다. 1920년 9월 부산경찰서장에게 폭탄을 던져 절명하게 했다. 최수봉 열사는 1920년 12월 27일 밀양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했으며, 김익상 열사는 1921년 9월 조선총독부 폭파 작전을 수행하고 1922년 폭탄을 투척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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