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시작되었다
이진동 지음
개마고원 발행ㆍ360쪽ㆍ1만6,000원
‘최순실 국정농단’을 파헤친 이진동 TV조선 기자(당시 기획취재 에디터)의 취재기다. ‘보수의 아우라’를 한 몸에 갖춘 최고 권력자를 저격한 보도였던 만큼, 신변상 위험이나 회사 고위층을 통한 인사 압박 같은 건 능히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그보다 더 힘들었던 건 TV조선이 조선일보와 짜고 차기 정권 재창출이란 ‘빅 픽처’를 그리고 있다는, 진영론적 시각이었음을 토로한다. 최순실 윤전추 이영선 등이 등장하는 그 유명한 ‘의상실 CCTV’를 2014년 입수했음에도 사안의 핵심인 국정농단을 드러내기 위해 영상 공개를 최대한 늦추고 꼼꼼하게 주변 취재를 해나가는 과정, 청와대의 반격으로 보도가 막히자 한겨레신문에 관련 정보를 통째로 넘겨줬다는 설에 대한 반박 등 다양한 얘기가 담겼다. 독자의 구미를 당기는 건 역시 소소한 인물평들. 가령 청와대 대변인이 된 김의겸 전 한겨레신문 기자에 대해 “김의겸이 한겨레를 떠난 게 아니라 한겨레가 김의겸을 잃었다”고 썼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