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3, 4-중고교 1학년 적용
쪽수도 20% 줄여 학습부담↓
영어는 쓰기 앞서 듣기 먼저

“다같이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눠 봅시다.”
수업시간에 책 한 권을 골라 읽고 인상 깊은 장면과 이유를 친구들끼리 토론한다. 머리를 맞대 도출한 결과도 학생 스스로 정리해 발표한다. 이달부터 달라지는 초등학교 3학년 국어 수업 풍경이다.
앞으로 초ㆍ중ㆍ고 학생들은 이처럼 수업 참여를 강조한 교과서로 배우게 된다. 교육부는 1일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올해부터 초등 3,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새 교과서의 주요 특징을 소개했다.
두드러진 변화는 교과서에 대한 접근법 자체를 바꿨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교과서는 지식을 주입ㆍ설명하는 ‘가르치는’ 도구로 인식돼 왔지만 이제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수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교육 당국의 구상이다. ‘한 학기 책 한 권 읽기’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읽기ㆍ쓰기 방법을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직접 읽고 쓰고 표현하는 과정을 거쳐 실질적인 국어능력을 향상시키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초 3)부터 시작해 고교 3학년까지 10년 간 교과서에 관련 과정을 제시할 방침이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교과서 쪽수도 20%가량 줄였다.
다른 과목들도 실생활과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가령 통합과학(고 1) ‘화학 변화’ 단원의 경우 석회가루가 산성 토양 중화에 효과적이라는 개념 및 원리를 배운 뒤 석회를 정밀하게 살포하는 방식과 지속 가능한 방지 대책은 무엇인지 등을 논의하는 식이다.
영어도 생활 속 회화능력을 강화해 초등 3년 교과서는 알파벳 읽기ㆍ쓰기에 앞서 듣는 것부터 학습하도록 했다. 대화나 노래, 놀이로 중요 표현을 익힌 뒤 문법을 배워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수학 역시 복잡한 ‘혼합계산’ 단원을 4학년에서 5학년 교과서로 옮기는 등 난도를 낮춰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게 했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참여중심 수업에 필요한 연구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시ㆍ도교육청과 함께 다양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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