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자 공모에 5개 업체 참여 ‘청신호’
지역 중견 건설ㆍ부동산업체 의향서 제출
소문 무성했던 대형 유통업체는 불참

광주시의 해묵은 현안인 광산구 어등산 관광단지 조성 사업 재개여부가 13년 만에 다시 청신호를 켰다.
시는 1일 전날 민간사업자 공모를 마감 결과, 5개 업체가 투자의향서를 냈다고 밝혔다. 민간업체가 개발사업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2006년 착공 이후 제자리걸음이었던 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될지 주목된다.
사업의향서를 제출한 업체는 지역 중견 건설업체 2곳과 부동산 개발업체 3곳으로 애초 예상한 유통 대기업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 사업은 군부대 포 사격장으로 황폐화한 어등산 일원에 민간자본 3,400억원을 투입, 각종 유원지와 휴양시설, 호텔과 골프장, 경관녹지 등을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수년이 걸린 불발탄 제거와 장기적인 경기불황, 민간업체 자금난, 공공시설 개발부담에 따른 낮은 수익성까지 겹쳐 10년이 넘도록 골프장 조성 이외에는 전혀 진척이 없는 실정이다.
시는 돌파구 마련을 위해 2016년 7월 용역과 민간위원회 구성 등을 거쳐 민간개발 방식을 전제로 숙박시설 축소, 상가시설 확대 등을 결정했다. 숙박시설 건설에 따른 비용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이 높은 판매시설을 늘렸다.
하지만 소상공인과 일부 시민단체들이 반발하자, 이 같은 의견도 수용해 판매시설 면적을 대폭 줄여 공모 불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시는 이번에 의향서를 낸 업체만을 대상으로 4월말까지 세부적인 사업계획서를 다시 받는다. 세부계획서에는 공공편익시설, 숙박시설을 포함한 휴양 및 문화시설 등 사업내용과 규모, 사업비와 사업 기간 등의 구체적인 밑그림을 담게 된다.
5월 중에 평가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우선 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쳐 이르면 2020년 공사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공모 성과에도 불구하고 민간사업자가 부담해야 할 땅값만 600억원대에 달한데다 개발비용까지 더하면 수천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 사업이 시작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개 계열사가 의향서를 낸 지역 건설업체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부동산 개발업체여서 수천억원대 자금 확보도 관건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민자 유치 참여 업체가 나타난 만큼 수년간 지체된 이 사업이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점이 되도록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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