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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만원 수당 지급뿐 아니라 심리상담 통해 자존감까지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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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50만원 수당 지급뿐 아니라 심리상담 통해 자존감까지 회복

입력
2018.03.01 04:4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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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알쓸신Job] <29> 전주시 청년쉼표 프로젝트

무력감에서 탈피가 주목적

나이 기준 34세까지 확대

올해부터 2배로 늘려 100명

지난해 12월 전북 전주시 청년쉼표 프로젝트에 선정된 참여자들이 창업과 창작활동 전용공간인 청년상상놀이터에서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난해 12월 전북 전주시 청년쉼표 프로젝트에 선정된 참여자들이 창업과 창작활동 전용공간인 청년상상놀이터에서 사업 설명을 듣고 있다. 전주시 제공

지난해 10월, 전북 전주에 사는 신모(27)씨는 몇 년간 준비해 오던 취업을 포기한 상태였다. 심한 스트레스로 치아 부정교합과 턱 관절 장애를 앓아 수백만 원이 들어가는 치과 치료에다 취업준비 비용은 형편이 넉넉지 못한 부모에게 큰 짐이 됐기 때문이다. 이 무렵 고용노동부 워크넷에서 신씨에게 보내온 문자 한 통은 그의 삶의 전환점이 됐다. ‘월 50만원씩 활동수당을 주는 전주 청년쉼표에 지원해 보라’는 권유였고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지원했다.

신씨는 “한꺼번에 몰려온 경제적 부담으로 앞이 캄캄했던 시기 청년쉼표는 큰 희망이 됐다”며 “지원수당은 책값이나 생활비에 쓰고 일부는 핸드폰 요금과 수험에 필요한 물품 구입에 사용했다”고 말했다. 신씨는 수당 외에도 자존감을 키우고 구직 실패로 고통 받은 마음을 치유하는 상담프로그램에 참여해 위로 받고 용기를 얻었다. 신씨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청년쉼표 참여를 적극 권할 생각이다.

신씨와 함께 사업에 참여한 이모(30)씨는 “대학시절 여유롭지 못한 생활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비뚤어진 마음과 피해의식이 생겼다”며 “청년쉼표에 참여하면서부터 긍정적인 생각과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찾았고 큰 위로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전주시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청년쉼표 프로젝트’는 구직활동과 같은 노동시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기존 청년지원사업의 한계점을 보완한 새로운 사회보장제도다. 성남시 청년배당과 서울시 청년수당과의 다른 점은 청년들의 기본생활 보장은 물론 내적 치유에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취업과 일자리 등 노동시장뿐 아니라 심리와 정서, 자존감, 활동수당 등 비노동시장 영역까지 확대한 전주형 청년정책이다.

청년쉼표는 상실감ㆍ상처ㆍ우울증 누적, 자존감 상실, 비경제활동으로 인한 무력감 등 악순환에서 청년을 탈피하도록 돕자는 것이 핵심이다. 지원금보다는 청년들에게 시간을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실제 청년쉼표 참여자를 상대로 설문한 결과 이들은 잦은 이직과 취업 실패, 자신감 상실, 취업 스트레스, 우울증으로 인한 심리적 지원 필요(53%)로 인해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 참여 청년들은 심리상담 전문기관에서 총 11가지의 임상심리검사와 사회기술 및 자존감 증진을 위한 집단 상담을 받고 이후 매월 50만원씩 총 150만원의 활동수당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11월부터 만 19~29세 미취업 청년 50명이 혜택 받았으며 올해는 대상 연령을 만 18∼34세까지 확대했다. 기준중위소득은 60%에서 100%로 상향조정하고 대상자는 100명으로 늘렸다.

김지은 전주시 청년일자리담당은 “청년쉼표는 우리사회가 함께 취업에 대한 강요로부터 청년들을 보호하고 더 나은 삶의 방향을 모색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라며 “일자리만이 아닌 삶의 기회, 지원, 유지, 버팀이라는 전주의 대표적 청년지지 정책으로, 더 내실 있는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시책을 펴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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