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주교를 대표하는 김희중 대주교가 최근 불거진 수원교구 한만삼 신부의 성폭력 논란에 대해 사죄했다. 한국 종교사상 한 종단의 대표가 성추문 관련해 사죄한 사례는 처음이다.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28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를 비롯하여 한국 천주교회의 사제들을 이끌고 있는 주교들도 이번 사건을 접하며 놀라움과 당혹감을 느끼고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로 교회의 사제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주교는 "(여성 피해자들의 고발은) 사제들이 세속적인 문화와 쾌락의 폐단에 빠져 있다는 질책이었다”며 “해당 교구는 가해 사제의 직무를 중지시키고 처벌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사제들의 성범죄에 대한 제보의 사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여 교회법과 사회법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한국 주교단은 사제 영성의 강화와 사제 교육은 물론 사제 관리 제도의 보완과 개혁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하여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신부는 2011년 11월 아프리카 남수단에서 봉사하러 온 자원봉사자를 강제추행하고 성폭행하려 한 사실이 최근 피해자의 폭로를 통해 알려졌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