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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비판에.. 중국, 애국주의 카드로 물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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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3연임 비판에.. 중국, 애국주의 카드로 물타기

입력
2018.02.28 21:2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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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서방’ 부추겨 내부 반발 희석

환구시보 “국가 차원 단결해야”

대학 교수 등엔 인터뷰 금지령도

‘장기집권 개헌’ 최초 보도한

신화통신 사장ㆍ편집자는 문책

논란 의식한 듯 19기 3중전회 공보에

개헌 관련 내용은 언급 안해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제작한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의 업적 홍보 영상. 인민망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제작한 시진핑(오른쪽) 국가주석의 업적 홍보 영상. 인민망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용 개헌을 추진하면서 뜬금없이 서방과의 대결 구도를 부각시키고 있다. 해외는 물론 중국 내부에서도 예상보다 훨씬 거센 지식인ㆍ중산층의 반발을 희석시키려고 애국주의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대신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9기 3중전회) 결과 발표에선 헌법상 국가주석 연임 제한 삭제 등 민감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로 국수주의 성격이 강한 환구시보는 28일 사설에서 “개헌안에 대한 비난은 중국의 굴기(堀起ㆍ우뚝 섬)를 견제하려는 서구의 악랄한 비방”이라며 “거세지는 견제와 압박에 맞서 중국 사회 전체가 단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주석의 3연임 이상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을 통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기반을 닦으려는 데 대한 국내외 비판을 중국의 부상을 두려워하는 서방국가들의 비난 공세로 치부한 것이다.

환구시보는 “중국과 서방 대국 간 협력관계는 유지되겠지만 당분간 서방의 공세가 거세질 것”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국가 차원의 단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국가 단결의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고 이 길을 꿋꿋이 걸어간다면 최후에 웃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집권용 개헌 추진에 대한 서방의 공세를 이겨내기 위해선 단결해야 한다는 이런 주장은 사실상 중국 내부에선 어떠한 비판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경고나 마찬가지다.

실제 중국 정부는 개헌 논의와 관련해 언론 통제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바이두(百度)ㆍ시나(新浪)닷컴 등 포털과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시황제’, ‘연임 제한’, ‘종신제’, ‘이민’ 등 개헌에 대해 비판적인 키워드는 검색이 아예 불가능하다. 일부 비판적 지식인의 웨이보 계정이 폐쇄되고 주요 대학 교수들에겐 언론 인터뷰 금지령까지 내려졌다.

관영매체들은 개헌 추진의 전위대를 자처하고 있다. 인민일보는 ‘‘공산당원의 사명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시 주석 홍보 영상을 제작해 이번 개헌안이 시 주석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라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신화통신도 푸젠(福建)ㆍ구이저우(貴州)ㆍ광둥(廣東)성 등지의 당 간부와 학자, 일반시민의 개헌안 지지 인터뷰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국가기관 중에선 인민해방군이 처음으로 개헌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공산당 중앙위원회가 헌법상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 삭제를 제안했다고 최초 보도했던 신화통신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예상보다 거센 반발에 직면한 중국 정부는 이 보도를 ‘중대한 정치적 오류’로 규정하고 편집자를 해고한 데 이어 차이밍자오(蔡名照) 사장에 대한 자아비판과 문책에 나섰다. 일각에선 이를 관영언론 내 비(非)시진핑 세력 몰아내기로 여기는 분위기다.

대내외 반발과 논란을 의식한 듯 공산당은 이날 19기 3중전회 결과를 담은 공보에서 헌법 수정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시진핑 사상’을 집중적으로 강조하면서 당과 국가기구 개혁 의지를 반복해 강조했다. 다만 시진핑 사상과 주석 임기 제한 철폐를 담은 개헌안은 19기 2중전회에서 이미 제안한 터러 오는 5일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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