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출판기념회 열며 스타트
이성대ㆍ조영달 대항마로 채비
경기지역은 진보성향 주자만 6명
6ㆍ13 지방선거가 10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각 시ㆍ도의 교육수장을 뽑는 교육감 선거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7일 출판기념회를 열어 사실상 재선 도전에 출사표를 던졌고, 일찌감치 등록을 마친 예비후보들도 진영별로 물밑에서 단일화를 서두르며 이슈 선점에 골몰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14년 선거에서 압승한 진보교육감 시대 4년은 물론, 곧 출범 1년을 맞는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도 띠고 있어 ‘정책 계승론’과 ‘좌파교육 심판론’을 놓고 보혁간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시ㆍ도교육감 선거 예비후보로 등록한 출마 예상자는 45명. 울산처럼 무려 7명이 등록한 곳이 있는 반면, 제주는 아직 1명의 예비후보자도 나오지 않았다. 물론 공식 후보등록일(5월24,25일)까지 한참이 남은데다, 후보 단일화 등의 변수를 감안하면 실제 경쟁률의 등락폭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6ㆍ4 지방선거에서는 71명이 출마해 평균 4.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현직 중에서는 조 서울교육감이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는 제목의 책 출판기념회를 통해 재선 가도에 시동을 걸었다. 경제적 여건이 교육 수요자의 재능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는 조 교육감의 신념이 담긴 에세이집이다.
조 교육감은 이날 ‘동물복지 교육’이란 새로운 정책 브랜드도 선보였다. 서울 가재울초등학교에서 직접 정책 취지를 설명하면서 “올바른 생명 존중 가치관을 만들어 주기 위해 새 학기부터 초등 1,2학년 학생들을 상대로 동물사랑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재선 가도에 최대 변수는 후보 단일화다. 보수ㆍ진보 진영 공히 선거 초반부터 단일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4년 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측은 단일화의 효과를, 보수 쪽은 역풍을 톡톡히 체득한 까닭이다. 진보 진영은 지난 선거에서 단일화에 성공한 14곳 중 13개 지역을 석권했다. 특히 60%를 웃도는 문재인 정부의 높은 국정지지율에 기대 단일화 과열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경기 지역은 이재정 현 도교육감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을 지낸 정진후 전 정의당 원내대표 등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 예비 주자만 6명에 이른다. 서울도 해직교사 출신인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조영달 서울대 교수가 조 교육감의 대항마로 나설 채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선거에서 단일화 실패로 참패를 맛 본 보수 측도 조기 후보 확정을 위해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하지만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 좋은교육감추대본부, 우리교육감추대시민연합 등 단일화 추진 단체들이 저마다 보수 적자임을 표방한 탓에 합의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일화 실패로 참패한 보수진영
후보 조기 확정 위해 열 올려
서울은 수월성 교육 이주호 밀어
단체장 선거와 달리 정책 투표 경향이 두드러진 교육감 선거 특성상 민심이 현 정부와 진보 측에 마냥 호의적이지는 않다는 점도 변수다. 대입수학능력시험 개편 연기, 자율형사립고ㆍ외국어고 폐지, 유치원ㆍ어린이집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등 현 정부가 쏟아낸 교육정책은 숱한 논란을 낳으며 여론의 피로도는 상당한 편이다. 보수 진영이 서울교육감 단일 후보로 이명박 정부에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역임한 이주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를 염두에 두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월성 교육’의 전도사를 자처하며 그가 추진한 정책들은 현 정부와 정확히 대척점에 있다. 범사련 관계자는 “조 교육감이 2014년 선거에서 보수 분열에 힘입어 당선됐지만 득표율은 39%에 불과했다”며 “상당수 유권자들이 학력 하향 평준화를 불러 온 좌파 편향 교육에 거부감이 큰 만큼 단일화만 이루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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