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왼쪽), 추신수/사진=OSEN.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끝판 왕’이라 불리던 메이저리거 오승환(36)이 우여곡절 끝에 미국 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둥지를 틀었다.
토론토 구단은 27일(한국시간) “오승환이 메디컬 테스트(신체검사)를 통과해 1년 175만 달러(한화 18억7,000만원)에 계약했다. 구단이 제시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계약을 자동으로 연장하는 조건으로, 연봉은 250만 달러다”고 밝혔다. 미국 야구 전문 매체 MLB.com의 토론토를 담당하는 퀸 로버트 기자는 “오승환이 올해 연봉으로 200만 달러를 보장받는 1+1년 계약을 했다”며 “구단이 정한 기준을 넘어서면 150만 달러를 보너스로 받는다”고 보도했다.
오승환은 토론토 유니폼을 입고 정규리그 마운드에 오르는 최초의 한국인이 될 전망이다. 메이저 리그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한 캐나다 연고 구단인 토론토가 한국인 선수와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1981년 ‘무쇠팔’ 최동원(사망)과 계약했지만 병역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1983년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개폐식 구장인 로저스 센터/사진=얼번캐나다 홈페이지
토론토는 MLB 최초의 개폐식 구장인 로저스 센터(1989년)으로 유명하다. 현재 MLB의 총 6개 개폐식 구장 중 미국의 5개를 제외하면 캐나다에서는 유일하며 100년 넘는 구단 역사를 자랑한다. 1992년,1993년 월드시리즈를 제패하는 전성기를 맞았지만 이후 2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2015, 2016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신 토론토는 지난 시즌은 76승 86패로 지구 4위에 머물렀고, 부진의 원인이 마운드에 있다고 보고 새 시즌 투수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올 겨울은 오승환에게 유난히 혹독했다. 지난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계약이 종료돼 자유계약선수(FA)시장에 나왔지만 선뜻 영입 의사를 보이는 팀이 없었다. 현지 언론은 “오승환이 2017시즌 부진했다”며 한국행을 점치기도 했다.
해를 넘기도록 소식이 들리지 않던 차에 이달 초 텍사스 레인저스가 오승환에게 관심을 보였다. 텍사스는 한국인 외야수 추신수가 속한 팀이다. 불펜진이 약한 텍사스가 오승환 영입에 공을 들였다. 오승환은 미국 진출 첫 해 마무리 투수로 제 역할을 톡톡히 하며 ‘돌부처’, ‘파이널 보스’ 등의 별명을 얻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추신수도 구단과 오승환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힘을 보태 오승환의 거취가 정해지는 듯했다. 그러나 텍사스는 메디컬 테스트에서 오른쪽 팔꿈치 염증이 발견된 것을 문제 삼아 계약을 미뤘다. 그러나 오승환의 소속사 측은 구단이 보인 태도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를 거부했다. 팔꿈치 염증은 오승환이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던 시절부터 안고 온 것으로, 미국 진출까지 이뤄내며 문제없이 공을 던졌다.
오승환(왼쪽)과 추신수/사진=OSEN.
한솥밥을 먹게 될 것으로 기대됐던 오승환과 추신수는 이제 라이벌 관계로 돌아섰다. 토론토와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의 앙숙이다. 2015시즌 디비전시리즈에서 토론토의 호세 바티스타가 배트를 던져 벤치 클리어링이 벌여졌고, 2016년 디비전시리즈에서도 바티스타가 2루로 거친 슬라이딩을 하자 텍사스의 2루수 루구네드 오도르가 주먹을 날려 또 한 번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 두 팀은 4월 7~9일 텍사스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정규리그 첫 3연전을 치른다.
불펜 투수를 찾던 토론토는 오승환 영입으로 마운드의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토론토에는 걸출한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23)가 버티고 있다. 오승환은 그의 셋업맨으로 뛸 전망이다. 오수나는 지난 시즌 66경기에서 39세이브,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다. 미국 매체 스포츠넷의 폴 니콜슨 기자는 “오승환이 제 실력을 발휘해 지난 시즌의 부진이 일시적이었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며, 오수나에게는 든든한 보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오승환/사진=OSEN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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