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효성 조현준 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 8일 응우웬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18일에는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를 만나 1억 달러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 건립 계획을 밝혔다. 베트남과 인도에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복합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세계 시장 공략을 더욱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베트남에 투자 확대 글로벌 복합생산기지로
조 회장은 베트남에서는 폴리프로필렌〮전동기 등 화학과 중공업 부문 투자를 조속히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효성은 지난해부터 베트남 남부 바리아붕따우성에 총 13억 달러를 투자해 폴리프로필렌 공장과 이를 위한 탈수소화(DH) 공정시설, LPG가스 저장탱크 건립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 중부 꽝남성에도 생산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조 회장은 베트남 인프라 사업 진출에 대해서도 적극 논의했다. 베트남은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전력, 도로, 항만, 도시개발 등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실정이다. 조 회장은 송전과 건설 부문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효성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베트남 인프라 사업에서도 성공을 자신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베트남 푹 총리 역시 효성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효성이 베트남 국영회사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어 달라”고 요청했다.
효성은 베트남법인을 섬유·산업자재·중공업·화학 등 효성의 핵심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복합생산기지로 만들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전초기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스판덱스와 타이어코드 등의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과 수익성 확보 등 시너지를 극대화해 세계 시장 공략의 초석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효성은 2007년 호치민시 인근 연짝 공단에 베트남법인을 설립해 지금까지 약 15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 베트남법인은 2014년 이후 매출 1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20% 이상을 기록하며 효성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첨병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세계 2위 내수시장 인도에 첫 스판덱스 공장 설립 추진
인도에서는 인도 마하라슈트라주의 산업도시인 아우랑가바드시 인근 아우릭 공단에 2019년까지 1억 달러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짓기로 했다. 향후에도 시장 수요와 성장 전망에 따라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인도는 13억 명의 인구를 가진 세계 2위 내수시장으로 매년 7% 이상의 경제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30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시장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인도 스판덱스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2%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 선제 투자를 통해 세계 2위의 내수시장을 본격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은 2007년 인도시장에 진출한 후 2012년부터 뉴델리 무역법인을 운영해 왔다. 2016년에는 푸네 지역에 초고압 차단기 생산 공장을 설립해 가동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며 연 3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고 있다. 효성은 이번 인도 스판덱스 시장 신설을 계기로 인도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을 70%까지 끌어올려 시장지배적 위상을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다. 스판덱스 시장은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7~8%씩 고속 성장하고 있다.
조 회장은 “인도는 세계 최대의 섬유시장 중 하나로 소비시장 규모도 괄목할 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효성과 인도 경제가 함께 동반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효성의 투자로 인도의 미래 경쟁력과 산업 기반이 확고히 다져질 것으로 기대하며, 지속적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조현준 회장, 글로벌 마케팅 진두지휘
한편 조 회장은 핵심거점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등 현장경영 행보도 확대하고 있다. 베트남 푹 총리와는 2016년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지난해 7월에는 중국 허베이성 취저우시 당서기와 만나 효성의 스판덱스 사업 확대를 논의했다. 이어 10월에는 세계 최대 섬유전시회인 중국 상하이 ‘인터텍스타일’ 전시회에 참석해 글로벌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마케팅을 진두지휘했다.
조 회장은 중국·인도네시아 등 각국 섬유업체 대표들을 만나 시장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공동 마케팅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특히 “고객의 목소리가 기술개발과 품질혁신의 출발점이 된다”며 “전 세계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효성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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