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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인호 변호사 사건, 동문 얽혀 검찰 소극수사 정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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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인호 변호사 사건, 동문 얽혀 검찰 소극수사 정황

입력
2018.02.27 04:4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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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검사ㆍ지검장ㆍ전관 도우미 변호사 모두 최 변호사와 Y대 출신

수사검사 “지휘부 시키는 대로 빨리 정리할 것”

최인호 변호사 로비 의혹이 담긴 녹취록 발췌
최인호 변호사 로비 의혹이 담긴 녹취록 발췌

법조계 로비 의혹이 제기된 최인호(57ㆍ구속기소) 변호사를 수사하던 검사가 자신이 졸업한 특정 대학 출신 전ㆍ현직 검찰 간부 이름을 거론하면서 소극적인 수사태도를 보였던 정황이 포착됐다. 이 검사가 소속된 검찰청은 최 변호사 탈세와 주가조작 혐의를 장기간 수사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으며, 결국 서울고검 특별수사팀이 사건을 넘겨 받았다.

26일 한국일보 취재결과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2016년부터 최 변호사의 횡령과 탈세,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수사하면서 네 차례나 수사검사가 바뀌었다. 그 해 2월부터 수사를 맡았던 서모 검사는 다른 사건에 차출돼 최모(46) 검사가 사건을 넘겨 받았다. 최 검사는 최근 주가조작 혐의를 받던 기업인에게 수사자료를 유출하고 공용문서를 파기한 혐의로 긴급체포 됐지만, 구속영장이 기각돼 풀려났다.

2017년 2월 인사이동으로 최 검사가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하자, 후임으로 김모 검사가 수사를 잠시 맡았지만, 이모 검사가 최 변호사 사건 주임검사로 정해졌다. “이번에는 확실히 하자”며 밤낮으로 진행되던 수사는 이 검사의 갑작스런 특검 파견으로 중단됐고, 결국 김 검사가 사건을 마무리할 최종 주자로 다시 정해졌다.

당시 검찰 수사는 최 변호사의 사업 파트너였던 광고대행업체 대표 조모(40)씨 제보를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검찰은 당시 조씨에게 “99% 수사가 다 이뤄졌다”며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조씨 주장에 따르면 김 검사는 2017년 8월 1일 서울남부지검에 최종원 지검장이 부임하자 조씨에게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한국일보가 2017년 8월 10일 조씨가 가족에게 보낸 서신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김 검사는 최 변호사 수사가 부담스럽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서울 Y대 출신의 김 검사는 출정조사를 나온 조씨와 15분 정도 티타임을 가지면서 “기록을 보니 최 변호사가 나쁜 사람인 것은 확실한데 이번에 부임한 지검장이나 나, 최 변호사 사건을 돕고 있는 검찰 고위간부 출신 김모 변호사도 Y대 출신이라 정말 부담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수사를 받던 최 변호사도 Y대 출신으로 평소 대학 동문인 김 변호사와 친분이 깊었다. 조씨는 서신에서 “김 검사가 편하게 말해 주는 것은 좋은데 ‘김 변호사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선배님이고, Y대 사랑과 프라이드가 엄청 크다’고 말해 ‘멘붕’이 왔다”고 적었다. 조씨는 “김 검사가 ‘나는 강성이 아니라서 수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지휘부가 시키는 대로 빨리 정리할 것’이란 취지로 말해서 당황스러웠다. 수사가 정말 부담되면 차라리 다른 검사실로 넘기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결국 서울남부지검은 최 변호사 사건을 마무리하지 못했으며, 지난해 11월 서울고검 특별수사팀이 기록을 넘겨 받아 최 변호사를 거액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했다.

한국일보는 김 검사에게 당시 조씨에게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평검사는 언론사 취재에 응할 수 없도록 돼있다”며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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