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큰 감동을 안겨준 선수들이 화려한 영광을 뒤로 하고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 맨다.
이번 대회에서 금1, 은4, 동2개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은 폐회식이 끝나자 마자 26일 출국했다. 출국 준비를 위해 24, 25일 일찌감치 선수촌을 퇴촌한 이들은 곧바로 국제대회로 발걸음을 옮겼다.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차민규(25)는 다음달 3일부터 중국 창춘에서 열리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프린트 선수권 대회에 나선다.
남자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19), 남자 팀 추월 은메달리스트 정재원(17), 여자 대표팀 김민선(19), 박지우(20) 등 차세대 빙속 주자들은 다음달 1일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개막하는 ISU주니어 월드컵에 출전한다.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다음달 17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ISU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선다. 임효준(22), 최민정(20)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는 대표팀 전원이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피겨대표팀 역시 다음달 20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에 함께 갈 아이스댄스 대표 민유라(23)는 든든한 후원금 덕에 한 시름 놓게 됐다. 그는 지난 21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스케이트를 타는 경비가 많이 들어 올림픽이 끝난 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 강아지 돌보는 아르바이트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훈련에는 1년에 1억원 정도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25)조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을 목표로 훈련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후원금 모집 사이트 ‘고 펀드 미’에 페이지를 열었는데, 목표액 10만 달러(약 1억 원)를 훌쩍 넘겨 이를 토대로 훈련 일정을 짤 수 있게 됐다.
58년 만에 한국 스키에 메달을 안긴 ‘배추보이’ 이상호(23)는 휴식을 선택했다. 이번 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월드컵 알파인 종목 경기는 다음 달 이어질 예정이지만 이상호는 휴식과 마무리 훈련을 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번 대회 모굴 스키 결선 2라운드에서 통한의 실격을 당한 최재우(24)는 다음 달 일본 다자와코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월드컵에 출전해 유종의 미를 노린다.
평창올림픽에서 참가선수뿐 아니라 공식 홍보대사로 폐회식 무대에도 서는 등 왕성한 활약을 펼친 린지 본(34ㆍ미국)은 신기록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 활강 동메달을 끝으로 올림픽 무대에는 더 이상 나서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그에게는 남녀 통산 월드컵 최다 우승(86회)이라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재 81승으로 여자 최다 기록 보유자인 본은 다음달 14일부터 스웨덴 아레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 참석해 “부러지기 전까지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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