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다수 찬성 의사 밝혀
“제안 오면 논의해 볼 것”
정의당은 일단 신중 모드
민주평화당이 원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추진하기로 사실상 의견을 모았다. 만약 정의당이 이에 호응해 14석의 민평당과 6석의 정의당이 손잡고 원내교섭단체를 꾸릴 경우, 현재 ‘범진보 1당(더불어민주당) 대 범보수 2당(자유한국당ㆍ바른미래당)’인 원내교섭단체 구도가 재편돼 국회 운영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민평당은 26일 최고위원ㆍ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따른 검토 사항을 보고 받았다. 보고자인 이용주 의원은 공동교섭단체 명칭으로 ‘민주와 정의의 모임’과 ‘정의와 민주의 모임’을 제시했고, 일부 소수의 반대 입장을 밝힌 의원을 제외하면 의원 다수가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27일 의원총회에서 당의 입장을 확정한 다음 이르면 이달 중 대표 회동을 통해 정의당에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정식으로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은 노동, 복지 등 세부 정책에서 급진적인 개혁 성향을 띠고 있어 민평당과는 이념적으로 볼 때 다소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민평당이 정의당에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이유는 비교섭단체로서의 현실적인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원내교섭단체가 되면 국회 상임위의 간사를 맡을 수 있어 입법ㆍ예산안 논의에서 소속 정당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고, 민주당,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3개 원내교섭단체가 주도하고 있는 헌법 개정 협의에도 참여할 수 있다. 민평당 소속 한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중도보수 성향임을 감안하면 현재 교섭단체 구도는 보수 쪽에 힘이 실린 상황”이라며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관건은 정의당의 입장이다. 정의당 측은 “민평당의 제안이 들어오면 논의해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원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서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당내 긍정적인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지만, 이념적 정체성이 다른 정당과 손잡는 것에 대한 권리당원들의 우려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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