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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변 언론ㆍ학자는 환영 일색… 온라인선 “중국, 북한으로 변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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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변 언론ㆍ학자는 환영 일색… 온라인선 “중국, 북한으로 변하는가”

입력
2018.02.26 17: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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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명하게 엇갈리는 평가

중국 베이징의 한 시장에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 주석 포스터가 마오 쩌둥 전 국가 주석 포스터가 놓여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의 한 시장에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 주석 포스터가 마오 쩌둥 전 국가 주석 포스터가 놓여있다. 베이징= AFP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사실상 영구집권을 보장하는 헌법 개정안과 관련, 중국 내외부의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공산당과 정부 눈치를 봐야 하는 관변 언론과 학자는 환영 일색이지만, 홍콩이나 미국 등 외부 전문가와 온라인 상의 민심은 비판적 견해가 다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26일 논평에서 “헌법은 국정 상황과 현실 등 시대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면서 “시대 발전 요구에 부합하는 헌법은 반드시 장기적으로 견지해야 하고, 전면적으로 관철해야 한다”면서 국가주석직 연임 제한 조항 삭제를 강력히 지지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1면 논평에서 역대 개헌 내용을 소개하면서 “중국 헌법은 그 동안 개헌을 통해 중국 주요 지도자들의 통치 사상을 삽입하고, 의법치국 실행과 경제제도를 보완했다”면서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당 중앙위의 개헌 건의를 지지한다. 개헌은 이성적이고, 신앙적인 것’이란 사설을 통해 “국가 주석의 직권 범위는 건국 이래 여러 차례 변화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개정안이 국가주석 종신제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관변학자인 쑤웨이(蘇偉) 공산당 충칭(重慶) 당교 교수도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중앙위의 2연임 이상 제한 조항 삭제는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의 역사적인 임무에 공헌한 것”이라면서 “특히 2020∼2035년은 중국의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에 아주 중요한 시기로 안정적이고,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이 덜 미치는 지역에서 장기독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콩 빈과일보는 “중국 내에서 반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역사학자 장리판(章立凡)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37년간 독재를 하다가 지난해 축출된 짐바브웨의 독재자 무가베를 예로 들어 시 주석의 장기집권 추진을 비판했다. 그는 “이론적으로 그는 무가베보다 더 오랫동안 집권할 수 있겠지만, 장차 무슨 일이 일어날지 누가 알 수 있겠느냐”며 개헌 추진이 반발에 직면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 정치학자인 룽젠저(榮劍則)도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청조 말 군벌 위안스카이(袁世凱) 사진을 올리고 “8,000만 명(중국 공산당원) 중 대장부가 한 명도 없고, 14억 국민은 구경꾼 노릇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위안스카이는 1911년 신해혁명으로 탄생한 중화민국의 권력을 장악했던 군벌로 1915년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랐으나, 중국 전역의 극심한 반발로 1916년 3월 황제제도를 취소한 바 있다.

온라인에서는 이번 조치가 시진핑 장기 독재의 길을 열어줬다며 이를 3대 세습 중인 북한정권에 빗댄 반발도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한 네티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우리는 북한으로 변하는 거냐”며 비꼬았고 또 다른 네티즌은 “우리 이웃국가의 사례를 따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 게시물은 모두 삭제됐다. 이 밖에도 시진핑 주석을 닮은 곰돌이 푸우 이미지가 온라인 상에서 공유되기도 했으나 역시 삭제됐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웡은 “중국에 법은 있다지만 특정한 개인과 당을 위해서만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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