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에게 큰 절하는 김보름./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한국 선수단은 17일간 펼쳐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불굴의 도전 정신과 빛나는 팀워크를 보여줬다.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은 금빛 역주로 모두를 열광시켰다. 지난 10일 열린 3,00m계주 준결승에서는 이유빈(17ㆍ서현고)이 총 27바퀴 중 겨우 4바퀴를 돌던 상황에서 넘어져 상대 팀들과 간격이 한 바퀴 가까이 벌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러나 최민정(20ㆍ성남시청), 심석희(21ㆍ한국체대), 김예진(19ㆍ평촌고)이 뒤를 든든히 받쳐주면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는 기적의 레이스를 펼쳤다. 위기 상황에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저력을 발휘했다. 자멸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차분한 대처로 반전 결과를 만들어냈다. 역경을 딛고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들은 시상대 맨 위에서 계주 때처럼 차례로 엉덩이를 밀어주며 팀워크를 과시했다. 현장에 있던 관중은 이 모습을 보며 박장대소했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도 환상의 팀워크를 발휘했다. 서로가 밀고 끌어주며 결국 은메달을 획득했다. 국내 컬링 열풍을 일으키고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았던 여자 컬링 대표팀의 승승장구도 감동을 선사했다. 대표팀은 25일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스웨덴과 결승에서 3-8로 졌지만,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이들이 세계 강호들을 잇따라 물리치고 시상대 2번째로 높은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팀 워크’였다. 대표팀은 출전 선수 5명이 모두 김 씨여서 '팀 킴'으로도 불렸다.
도종환(63)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6일 강릉선수촌에서 가진 선수단 해단식에서 평창올림픽에 나선 선수들을 격려했다. 도 장관은 "최선을 다한 선수들이 자랑스러웠고, 여러 종목에서 메달이 나와 기뻤다"며 "그 동안 주목을 받지 못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오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선수들이 더욱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특히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29ㆍ스포츠토토)와 우승자 고다이라 나오(32ㆍ일본)의 우정을 언급하면서 "이상화 선수가 자신을 이긴 선수와 어깨동무를 하고, 그의 품에 안기는 모습을 봤다. 스포츠이니까 가능한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포용과 깨끗한 승복, 이긴 자의 땀을 기억하고 패자의 눈물에 박수를 보내는 스포츠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은 팀 워크가 와해되는 모습을 보이며 실망감을 안겼다. 지난 19일 열린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김보름(25ㆍ강원도청), 박지우(20ㆍ한국체대)는 뒤쪽의 노선영(29ㆍ콜핑팀)과 멀찌감치 떨어진 채 따로 질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7위를 기록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후 방송 인터뷰에서는 노선영을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공분을 샀다. 이후 김보름과 백철기(56) 대표팀 감독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화에 나섰지만, 노선영이 이를 반박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른바 '노선영 왕따' 논란은 빙상계 내부의 파벌과 맥을 같이 했다. 이번 논란은 크게는 빙상계의 파벌 싸움 등 어두운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다. 선수들의 도전 정신과 투혼, 팀 워크를 보고 미소를 지었던 사람들은 한국 자매들이 서로를 따돌리는 듯한 모습에서 적지 않은 분노와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선수단의 양면은 스포츠맨십과 올림픽의 참 정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했다.
강릉=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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