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접촉 등 눈길 한 번 안주고
올림픽 응원만 집중하다 출국
“멋진 첫 방문이었다” 소감 남겨
미국의 ‘퍼스트 도터’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을 위한 3박 4일 일정을 마무리 짓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 기간 올림픽 친선 행보에 집중했고, ‘최대한의 압박’이라는 대북 메시지도 남겼다.
이방카 보좌관은 26일 인천공항에서 출국을 앞두고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며 “멋진 첫 방문이었으며 신나고 훌륭했다. 다시 방문할 날을 고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비공개로 만나 “북미대화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 기간 내내 정치적 행보를 최대한 자제하고 올림픽 응원에 집중했다. 방문 첫날인 23일 문 대통령이 주최한 청와대 상춘재 만찬에 참석한 이방카 보좌관은 바로 강원도로 이동해 24~25일 올림픽 일정을 소화, 정치적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어떤 일정도 갖지 않았다. AP통신에 “여기 있는 것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고무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24일 문 대통령 내외,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스노보드 남자 빅에어 결승전 등을 관람하고, 25일에는 봅슬레이 남자 4인승 경기와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방카 보좌관과 북한 대표단의 회담은 결국 열리지 않았다. 북한 전문가인 앨리슨 후커 미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보좌관과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부국장(대미 담당)이 평창올림픽 폐회식 때 동시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 북미 간 비밀접촉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미국은 공식적으로 이를 부인했다. 주한미국대사관 관계자는 26일 “방한 기간 중 미국ㆍ북한은 양측 대표를 포함, 대표단의 어떤 구성원도 서로 만남을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애초에 물밑 접촉 시도가 없었는지, 한쪽이 대화를 거부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최대한의 대북 압박’은 이방카 보좌관이 미국에서 가져온 유일한 메시지였다. 그는 24일 청와대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트럼프 행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최대 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다”며 “한국의 대북 제재 노력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25일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최대 압박이라는 미국의 입장, 그리고 우리의 동맹인 한국과의 공동 입장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며 대북 제재ㆍ한미 공조 발언을 이어갔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였다는 평이다.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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