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의 전력으로 고속 연산을 가능케 해 휴대폰에도 넣을 수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2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전자공학과 유회준 교수 연구팀은 팹리스(반도체를 직접 제조하지는 않고 설계와 판매만 하는 것) 스타트업 ‘유엑스 팩토리’와 공동으로 이런 반도체를 개발했다.
과기정통부는 “모바일(휴대폰) 환경에서 AI를 구현하려면 고속 연산을 저전력으로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는 연산속도가 느리고 전력소모가 큰 소프트웨어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AI 기능을 가속시킬 수 있는 프로세서 개발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반도체 칩은 인공신경망의 가중치 정밀도를 1비트에서 16비트까지 조정해 에너지 효율과 정확도를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 하나의 칩으로 2차원 데이터 학습에 적합한 구조를 가져 이미지 내 객체 분류와 탐지 등에 흔히 쓰이는 '콘볼루션 신경망'(CNN)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적합한 '재귀 신경망'(RNN)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이 칩은 세계 최고 수준 모바일용 AI 칩 대비 CNN과 RNN 연산 성능이 1.15배, 13.8배이며, 에너지효율도 40% 높다는 것이 연구팀과 과기정통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스마트폰 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행복, 슬픔, 놀람, 공포, 무표정 등 7가지의 감정상태를 파악하고 스마트폰 상에 실시간으로 표시하는 감정인식 시스템도 개발했다.
이 연구는 지난 13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발표됐다. 유회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향후 물체인식, 감정인식, 동작인식, 자동 번역 등 다양하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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