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일화가 성추행을 자백, 드라마 및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 대학 지도 교수직에서 내려왔다.
배우 조민기, 조재현 등이 미투(Me too) 운동 폭로의 중심에 서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최일화가 자신의 과거 성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최일화는 지난 25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로 "조그마한 것이라도 나와 연루된 게 있다면 자진해서 신고하고 죄를 달게 받겠다"라고 지난날의 과오를 고백했다.
이어 최일화는 뒤늦게 용기를 내 죄송하다면서 비겁하게 회피하고 싶지 않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바로 사과하고 싶었지만 겁이 났다. 오로지 죄스런 마음뿐이다. 그분들의 상처가 치유되지는 않겠지만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사실과 진실에 따라 법의 심판을 받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최일화는 영화 '신세계', '공모자들', '이태원 살인사건', '우아한 세계', 드라마 KBS2 '제빵왕 김탁구', MBC '투깝스',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미운남자' 등 다양한 영역의 작품에 출연, 대중과 가까이에서 호흡했다. 서로에 대한 친밀감이 짙어진 요즘 최일화의 성추행 고백은 대중에 적지 않은 충격을 안겼다.
더군다나 최일화는 MBC 기대작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그의 잘못이 드라마 제작에 민폐를 끼쳤다는 사실은 대중의 더욱 큰 공분을 샀다. MBC 측은 26일 "최일화의 성추행 고백 후 내부 논의를 통해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 해당 배역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일화는 최근 임용된 세종대학교 연극학과 지도 교수직 자리에서도 내려와야 했다. 세종대학교 글로벌지식평생교육원 측은 내부 회의를 거쳐 최일화의 임용 취소를 결정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또 그는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직까지 놓았다. 최일화는 "모든 걸 내려놓겠다"라며 자신이 쥐고 있던 명예를 다 털어버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일화와 관련된 한 기사에 "성추행만 있었는가. 성폭행하고 얼마 후 강제로 여관에 끌고 가려 해 소리 지르며 저항하자 얼굴을 주먹으로 폭행해서 길에 쓰러지게 한 일. 이후 극단을 나와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우울증에 시달렸다. 연극배우의 꿈은 사라지고 25년 동안 한 맺혀 살았다"라는 댓글이 남겨 최일화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러한 폭로에도 현재 최일화는 성추행만 인정한 상황이다. 공식 보도자료에는 "성추행 사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라는 자백만 나와있을 뿐이었다. 그가 향후 성폭행에 대한 입장을 추가적으로 표명할지, '그분들'의 상처에는 어떤 방법으로 다가갈 것인지에 궁금증이 높아진다.
김은지 기자 dddddv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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