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대학 강좌 수강 후
진로 역량 강화토록 했지만
수업 방식 불만족 등 호응 하락
경기도교육청이 야간자율학습 대안으로 도입한 ‘경기꿈의대학’ 수강생의 80%는 다시 듣지 않겠다는 의사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루한 강의식 수업과 학교교육과정과 무관한 일정 등으로 호응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26일 도교육청 출연기관인 경기도교육연구원이 지난해 9월 발간한 ‘경기꿈의대학 성과의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해 설문에 응한 같은해 1학기 수강생(4,775명) 80%가량이 2학기에는 참여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꿈의대학은 고등학생들이 도교육청과 업무협약을 맺은 대학에서 특별강좌를 듣고 진로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지난해 도입된 시책이다. 이재정 교육감이 폐지를 추진했던 야간자율학습의 대체 과정으로 부각됐다.
하지만 연구원 조사에서 참가 학생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2학기 꿈의대학 참여 희망 여부’를 묻는 질문에 고교 1학년은 71.3%, 2학년은 77.6%, 3학년은 93.2%가 ‘참여할 생각 없음’이라고 밝혔다. 성적 상위권이나 하위권의 편차도 없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보고서는 ▦지루한 강의식 수업 ▦제한된 선택권 ▦학교교육과정과 무관한 강의 일정 등을 그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는 수업을 진행한 한 강사의 반응도 실렸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학생도 있었다고 했다. 한 학생은 ‘수업을 강의식으로 하다 보니 학생들이 완벽히 집중한다기보다는 휴대폰을 보거나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내지 않았나 싶다’고도 했다.
꿈의대학에는 지난해 1학기 819개 강좌에 전체 42만1,000여명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1만9,788명이 참여했으나 2학기 들어서는 개설 강좌(826개)가 늘었는데도, 참여 인원은 되레 20% 줄어든 1만6,108명에 그쳤다. 올해는 다음달 8일부터 수강생을 모집한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지난해 2학기 때는 고교 3학년생들이 수능시험 때문에 수강을 기피,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는 같은 강좌 심화과정 등을 마련해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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