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의 슈가맨들이 실체로 등장했다.
25일 밤 10시50분 방송된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2'에서는 히트곡 '엉뚱한 상상'을 부른 지누와 사이버 가수 아담이 슈가맨으로 등장했다.
이날의 첫 번째 슈가맨 지누는 사이보그 같은 캐릭터의 모습으로 등장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지누는 "히치하이커라는 뮤지션이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이 캐릭터의 모습으로만 활동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성별, 인종, 국적을 초월한 전혀 새로운 존재의 아티스트를 만들어서 아무도 하지 않은 새로운 장르에 도전을 해보자는 게 콘셉트다"고 캐릭터로 활동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히치하이커의 의상을 궁금해하자 그는 "의상 가격이 경차 한 대 가격이다. 10벌 이상 있다. 다 손바느질이다"며 "세탁이 안 되고 10번 정도 입으면 교체해야 된다. 의상비도 많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뉴욕타임스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을 정도로 철저하게 콘셉트를 유지했다. 그러나 녹화가 6시간 이상 걸린다는 말에 심각하게 탈의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히치하이커 무대를 선보인 후에는 "이 의상이 1시간 이상 가면 안 된다. 도와주세요"라며 결국 얼굴을 공개했다.
히치하이커는 "언제 벗어야 하나 싶었다. 미국에서도 벗고 싶었는데 영어가 돼야지. 알을 까고 나오게 해줘서 '슈가맨'에 너무 고맙다. 이제 편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속시원해 했다. 앞으로 계획을 묻자 그는 "히치하이커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TV 시리즈를 만드는 거다. 미국에서도 진행 중인데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만드는 걸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 가수가 누구인지 눈치채기 시작할 때는 사이버 가수이기 때문에 "이 가수가 나올 수 있나"라며 모두 의아해했다. 사이버 가수 아담은 슈가맨 공개 때도 화면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조금 뒤 아담의 노래 '세상엔 없는 사랑'을 직접 부른 가수 박성철이 등장해 라이브로 노래를 들려줬다. 박성철은 아담의 목소리는 물론 모션까지 담당했었다.
아담의 탄생에 관해 묻자 박성철은 "일본에서 다테 쿄코라는 여자 사이버 가수가 인기를 끌었다. 우리나라에서 벤처 기업을 활성화 시켜보자 해서 아담소프트가 만들어진 거다"고 밝혔다. 아담은 카이스트 98학번 전산과 명예학생이며 당시 CD가 20~30만장 정도 판매됐다. CF에도 출연할 만큼 잘 나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박성철은 본인이 아담의 목소리라고 말할 수 없었다. 그는 "아담 노래를 할 때 계약서가 있었다. 본인이 했다고 이야기해서는 안 되는 조항이 있었다"며 "이 노래를 방송에서 노래하는 건 처음이다"고 했다.
당시 아담소프트에 근무했던 칼럼리스트 정덕현은 직접 출연해 아담에 관련된 비화를 들려줬다. 정덕현은 "기술력이 부족했다. 멘트 하나 만들려면 일주일 밤을 새야했다. 당시에는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다"며 "그럼에도 인기를 끈 이유는 딱 하나, 노래다. 사실 아담이 유명해진 건 실제는 박성철 씨 공이다"고 아담의 뒤에 숨겨져 있어야 했던 박성철의 공을 짚었다.
권수빈 기자 ppb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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