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켈레톤ㆍ컬링ㆍ스노보드 등 첫 메달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있어 지난 17일간 행복했다.”
30년 만에 대한민국 안방에서 열린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삼수의 도전 끝에 얻어낸 2018 평창동계올림픽, 그 화려한 제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인들이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진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 매료됐고, 각본 없는 드라마에 울고 웃었다.
‘평화 올림픽’의 기치 아래 성사된 11년 만의 남북 공동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북한이 파견한 응원단 등은 대회 시작 전 세계적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던 때에 외국인들에게 낯설고 불안했던 땅 평창을 '평화의 땅'으로 인상을 남긴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다. 평화 올림픽이 초기 붐업을 이끌었지만 막상 대회가 시작되자 시선은 선수들에 집중됐다.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등 ‘효자 종목’의 선전에 국내 올림픽 열기는 뜨겁게 타올랐다. ‘깜짝 메달'도 많이 나왔다. 무명의 김민석(19)은 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메달을, 차민규(25ㆍ동두천시청)는 500m에서 0.01초 차로 은메달을 차지했다. 7번이나 수술한 쇼트트랙의 임효준(22ㆍ한국체대) 등 메달 레이스 뒤에 숨겨진 스토리는 감동을 배가시켰다.
겨울판 ‘우생순’으로 국민적 신드롬을 일으킨 여자 컬링, 한국 스키역사에 처음 메달을 선사한 스노보드 이상호(23), ‘코리안 쿨러닝’의 감동을 선사한 남자 봅슬레이 4인승 ‘원 팀’ 등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이라 그 기쁨이 더했다.
변변한 경기장조차 없던 불모지에서 이뤄낸 기적이었고, 무관심과 악조건 속에서도 평창만을 바라보고 달려온 집념의 성공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를 획득 종합 7위에 올랐다.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따낸 14개(금 6ㆍ은 6ㆍ동 2)를 넘는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이다. 이로써 한국은 이제 빙상 편중에서 벗어나 명실 상부한 동계 스포츠 강국의 반열에 올라섰고, 2022년 베이징올림픽, 그 다음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대회 초반 일부 잡음과 허점도 있었지만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2016년 리우하계올림픽이 부실한 준비와 운영, 치안 문제 등으로 언론의 십자포화를 받았던 점을 떠올리면 비교적 무탈하게 치러진 대회였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5일 폐회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이유에서 IOC는 평창올림픽에 크게 만족한다"며 “선수촌과 경기 시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보지 못했다"고 극찬했다.
평창=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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