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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보이' 스노보더 이상호의 깜짝 은메달 뒤에는

입력
2018.02.25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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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보더 이상호/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배추보이’ 이상호(23)가 올림픽 막바지 ‘아시아 최초’ 반열에 이름을 올렸다. 이상호는 지난 24일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2014 소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네빈 갈마리니(32ㆍ스위스)와 레이스를 펼쳐 0.43초 차이로 뒤지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스키 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자 아시아 최초 은메달이다. 한국 스키가 지난 1960년 스쿼밸리 동계올림픽(미국)에 도전을 시작한 이후 58년 만에 처음으로 메달을 획득한 것이다. 특히 이상호가 평창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다소 부진했던 것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깜짝 메달이다.

이상호는 2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자려고 누웠더니 자고 일어나면 꿈일 것만 같아서 잠들기가 무서웠다.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시고 같이 환호해주신 팬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너무 감동적이었고 이 종목을 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호의 선전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도 있었다. 그는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장비(부츠)를 교체했다. 이상호는 "5~6년을 써오던 부츠가 있었지만 새로 택한 부츠가 제 라이딩 스타일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설상 종목에서 올림픽 시즌이 임박해서 장비를 교체하는 것은 큰 모험이지만 이상호의 선택은 결국 묘수가 됐다. 이상호는 각종 포상금으로 돈방석에 앉게 됐다. 대한스키협회는 평창올림픽 은메달 포상금으로 2억 원을 내걸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이상호에 은메달 연금 월 75만원과 함께 3,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포상금으로만 약 2억 3,000만 원을 수령하게 될 이상호는 "제가 쓰기에는 큰돈이라 부모님께 관리를 부탁드리고, 나중에 제가 선수 생활을 더 한 뒤에 좋은 쪽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상호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인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고랭지 배추밭을 개량한 눈썰매장에서 스노보드를 처음 접했다. 이로 인해 ‘배추보이’라는 별명이 늘 따라 붙는다. 그는 “배추보이 닉네임은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 하면서 불러주셨는데 배추보이라는 닉네임이 제가 올라오기까지 저를 가장 잘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스켈레톤 윤성빈(24ㆍ강원도청)이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 금메달을 수확한 데 이어 이상호도 아시아 최초 기록 작성에 동참했다. 대회 마지막 날인 25일에는 봅슬레이 4인승이 아시아 최초로 은메달(공동)을 땄고 여자 컬링 역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총 4종목에서 아시아 최초의 기록이 나왔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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