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경제범죄 연루 혐의 기소
보험감독당국이 1년 위탁 경영
동양ㆍABL “당장 영향 없을 것”
중국 정부가 불투명한 경영구조로 논란이 돼 왔던 안방(安邦)보험의 경영권을 접수하고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보험 회장을 법원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안방보험의 위탁경영이 국내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미칠 지 우려된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23일 웹사이트에 우 회장이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날부터 1년간 안방그룹에 대해 위탁경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보감회는 “안방그룹에 보험 법류를 위반한 경영행위가 존재해 보험금 지급 능력이 심각하게 위험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안방그룹의 경영안정을 유지하고 보험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안방보험의 법정 대표는 보감회 위탁경영팀이 맡게 된다. 보감회 위탁경영팀은 이날부터 안방그룹의 주주총회, 이사회, 감사회 직무를 중단시키고 관련 업무를 이관받았다.
현재까지는 우 회장의 구속 여부 등 그의 신병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로 알려진 우 회장은 중국 중국 최고위층 인사들과의 ‘관시(關係)’를 각종 사업 인허가와 대출에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왔다.
또 공격적인 해외 인수ㆍ합병(M&A) 과정에서 자본 유출 의혹도 제기됐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전인 2016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를 만나 쿠슈너 일가 소유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협의한 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지난해 6월 자본유출 차단을 명목으로 안방그룹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우 회장의 구금, 출국금지, 사임설 등이 연이어 흘러나왔다. 중국 당국은 그간 안방보험에 해외자산 매각을 압박하면서 민생은행과 초상은행 등에 대한 지분을 처분해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안방보험은 한국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로, 안방보험의 리스크가 한국 시장으로 확대될 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안방보험은 2016년 12월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다. 알리안츠 생명은 지난해 ABL생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에 대해 양사는 일단 선을 그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당장은 안방보험의 이슈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BL생명 관계자도 “(ABL생명은) 별도의 독립 법인이고 지급여력(RBC)도 200%로 안정적인 상태”라며 “이번 조치로 인한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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