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서 40여분 단독 접견하고 만찬
이방카, 북미대화 메시지 전달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 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 남북대화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압박 정책 중요성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이방카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고위급 대표단과 만찬을 갖기에 앞서 “북한의 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남북 간에 활발한 대화가 진행되고 있고 이것이 우리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오후 7시 30분부터 40분 동안 본관 백악실에서 이방카 보좌관과 단독 접견을 가진 자리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가 별도로 갈 수는 없다”며 “두 대화의 과정은 나란히 함께 진행돼야 하고 이를 위해 한미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미 양국은 모처럼 잡은 이 기회를 살려나가야 하고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역사적 위업을 달성하고 싶다”며 남북 및 북미대화 필요성도 제기했다.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단독 접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이방카 보좌관을 통해 전한 미국 측 북미대화 메시지도 협의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원칙,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북측 반응 등에 따라 올림픽 이후 한반도 정세는 또 한차례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은 26일쯤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면담하고 미측의 입장을 전달하며 북측의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 백악관은 22일(현지시간) 이방카 보좌관이 김영철 부위원장 등을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방카 보좌관은 만찬 모두발언에서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한 최대한의 압박을 위한 공동의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라며 “(한미 양국이) 파트너 동맹으로서 공동의 가치와 전략적 협력을 추구한다는 점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10일 북미 고위급 회동은 불발됐지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선 북미대화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26일 출국 전까지 3박 4일 간 평창올림픽 미국 대표팀 응원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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