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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눈온 뒤 귀한 손님”…이방카 ‘트럼프 메시지’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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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눈온 뒤 귀한 손님”…이방카 ‘트럼프 메시지’ 전해

입력
2018.02.23 20: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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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앞서 예정없던 비공개 접견

文 “남북 간 대화하며 긴장 완화”

이방카 “한국의 대북제재 지지”

상춘재서 정상급 예우 만찬

이방카 취향 고려 유대교 식사법

‘코셔’에 맞춰 한식 제공

이방카 “아들에게 케이팝 보여줘

다음엔 한국 노래 부르게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하며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하며 밝은 표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관심을 모았던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일성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북 최대 압박’이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석 미국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이방카 보좌관은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대북 압박을 언급하고 따로 비공개 접견도 했다..

문 대통령은 만찬 모두발언에선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시켜 나가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남북대화 유용성을 거듭 강조했다. 비공개 접견에선 비핵화 대화와 남북대화 병행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이방카 보좌관은 “북한 핵과 미사일 해결을 위한 양국 정부의 대북 최대 압박을 위한 공동노력이 효과를 거뒀고 한국의 대북제재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고 접견에서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전했다.

문 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의 발언은 대북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양국 기조와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한국은 대화, 미국은 압박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미묘한 차이도 드러냈다.

앞서 두 사람은 상춘재 만찬 전 미국의 요청으로 본관 백악실에서 40분간 비공개 접견을 가졌다. 이 자리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 대리만 배석했다. 당초 공지되지 않은 일정으로, 올림픽 개회식을 전후해 비밀리에 북미 고위급 회동을 추진했던 것처럼 한미 양국이 대북문제와 관련된 실질적인 협의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오후 4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도 “강하고 지속적인 우리의 약속을 한국인들과 재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방카 보좌관의 3박 4일 방한 일정과 관련해 극진한 예우를 제공키로 했다. 공항 영접에 이욱헌 외교부 의전장을 내보내며 외국 국가원수나 행정수반을 맡는 총리의 공식 방문(official visit)에 준하는 의전을 펼쳤다. 청와대 경호 인력을 투입하는 등 올림픽 때 방한한 여타 정상급 인사들과 같은 의전도 제공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공항 도착 직후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로 이동해 휴식을 취한 뒤 청와대 만찬에 참석했다. 청와대가 이방카 보좌관과의 만찬 장소를 상춘재로 정한 것도 파격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상춘재에서 환대를 받은 외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국빈 방한했던 트럼프 대통령 내외가 유일했을 정도다. 문 대통령은 이방카 보좌관과의 단독 접견 후 상춘재로 이동하면서 “어제와 오늘 눈이 왔는데, 한국에는 귀한 손님이 올 때면 상서로운 눈이 내린다”고 호의를 표했다.

청와대는 만찬에서 이방카 보좌관 취향을 고려해 전통 유대교 식사법인 ‘코셔(kosher)’에 맞춰 한식을 준비했다. 만찬 후에는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연주자의 가야금 해금 협연 하우스 콘서트 행사도 진행됐다.

상춘재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문 대통령 내외와 이방카 보좌관은 양국 올림픽 선수단의 선전과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한국 문화와 케이팝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방카 보좌관은 “내 아이들에게 케이팝을 보여줬더니 매일 댄스파티를 벌이고 있다”며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다음에는 문 대통령 내외 앞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만찬에는 미 대표단에선 이방카 보좌관 외에 제임스 리시 상원의원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과,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이 참석했다. 한국 측에선 문 대통령 내외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등이 참석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박재현 기자 remake@hankookilbo.com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입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입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의 미국 정부 대표단 단장 자격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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