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연희 서울 강남구청장이 직원에게 줘야 할 격려금과 포상금을 빼돌려 쓰고, 동생 남편의 취업을 억지 요구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 구청장에 대한 업무상 횡령과 직권남용 및 강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 구청장은 강남구청장으로 취임한 2010년 7월부터 약 5년간 총무팀장을 통해 격려금과 포상금을 구청 각 부서에 지급한 것처럼 꾸며 9,300만원을 빼돌려 동문회비, 지인 경조사비, 화장품 구입비 등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 구청장은 혐의를 일체 부정했으나 경찰은 신 구청장 지시를 받고 이를 집행한 비서실장(2016년 사망) 수기에 관련 내용이 모두 기록돼 있어 증거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신 구청장은 또 2012년 구립 요양병원 위탁운영자에게 동생 남편인 박모(66)씨를 뽑도록 강요, 채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씨는 출근하지 않은 채 이메일로 월 1회 간단한 식자재 단가비교표를 만드는 업무를 하는 것만으로 26개월간 총 급여 1억여원을 수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8일 같은 혐의로 신 구청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돈을 빼돌린 횡령 혐의 부분에 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 영장을 반려했다. 이후 경찰은 강남구청 직원 10명 이상과 병원 재단 관계자 등을 보강 조사한 뒤 22일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이와 관련해 신 구청장은 “이 모든 게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여론몰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신 구청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공산주의자라는 비방 글을 퍼뜨린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 받아 구청장직을 박탈당할 위기에 몰렸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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