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김아랑(23ㆍ고양시청)이 ‘노란 리본’ 질문에 결국 눈물을 쏟았다. 김아랑은 지난 17일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500m 결승에서 노란 리본 스티커를 붙인 헬멧을 쓰고 나섰다가 올림픽 헌장 위반 논란에 휩싸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 등 극우성향 네티즌들이 노란 리본에는 세월호 희생자 추모 이상의 정치적 의미가 담겨 올림픽에서의 정치적 선전을 금지한 올림픽 헌장 50조를 어긴 것이라 주장하면서부터다.
김아랑은 23일 강릉 올림픽파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노란 리본을 가리고 계주를 뛰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회 중에 리본 때문에 화제가 될지는 몰랐다”며 “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는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상태였다.

김아랑은 노란 리본을 가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일 쇼트트랙 1,000m 경기에 검은 테이프를 덧대는 식으로 헬멧에 붙인 노란 리본 스티커를 가리고 등장했다. 온라인에서는 그 이유를 두고 추측이 분분했다.
김아랑은 23일 “동생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리본을 가리는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회 중 팽목항에 계신 분들에게 연락이 왔다. ‘고맙다’고 하더라. 그 한 마디가 내게 큰 위로가 됐다”며 “덕분에 올림픽을 치르는 내내 감사하고, 기분 좋게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아랑은 이날 팀내 ‘맏언니’ 역할의 부담감에 대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동생들과) 나이 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는다”며 “어릴 때 훈련하면서 느낀 건데 언니라는 존재는 위로가 됐다. 그래서 (동생들에게) 그런 든든한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아랑은 “어려운 점도, 힘든 점도 있었다”며 “제가 아니더라도 심석희와 최민정이 동생들에게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모두가 뭉쳤기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후회 없이 하자고 생각했다”며 “준비한 모든 걸 보여준다는 편한 마음으로 했다. 스스로 후회 없는 경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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