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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존경’ 메드베데바, 통한의 석패..무엇이 부족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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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존경’ 메드베데바, 통한의 석패..무엇이 부족했나

입력
2018.02.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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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통한의 석패를 당했다.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 알리나 자기토바에게 무릎을 꿇으며 새로운 피겨 여왕 등극에 실패했다.

메드베데바는 23일 강원도 강릉의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6.65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81.61점을 더해 총점 238.26점으로 세계 최고 점수를 작성했다. 그러나 자기토바에게 쇼트에서 뒤진 점수를 만회하지 못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자기토바는 1위가 확정되고도 친한 언니인 메드베데바의 존재로 인해 마냥 기뻐하지는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실 지난해 초까지 평창에서 메드베데바의 피겨 여왕 즉위식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계 랭킹 1위이자 쇼트+프리 합계 세계 최고 점수 보유자인 메드베데바의 아성이 워낙 튼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즌 중반 발목 부상을 당한 것이 변곡점으로 작용했다. 그가 빙판을 떠난 사이 혜성처럼 등장한 만 15세 자기토바의 기계 같은 점프와 연기가 빙판 위를 잠식해갔다.

메드베데바는 부상 복귀전을 치른 지난달 유럽 선수권 대회에서 자기토바에 패하며 이상 징후를 보였다. 메드베데바가 공식 대회에서 누군가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는 2년 반 만이었을 만큼 자기토바의 상승세가 워낙 거셌다.

김연아를 존경하고 한국 아이돌 그룹 엑소 팬이라는 메드베데바는 우아하면서 다이내믹한 연기가 일품이다. 반면 자기토바는 ‘와~’라는 탄성이 절로 터질 정도로 한 치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괴물의 연기를 펼친다. 깜찍한 연기력과 폭발적인 점프력이 조화를 이루는 게 메드베데바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자기토바의 완벽함 앞에 다음 올림픽을 기약하게 됐다.

강릉=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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