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경주./사진=경륜경정사업본부
[한국스포츠경제 박정욱] 팀 분위기로 경륜흐름을 파악하라
고배당을 적중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선택이 힘들 때, 선수 개인이 아니라 시야를 넓혀 팀을 보고 가는 전략도 한 방법이다. 선수들은 대부분 훈련지를 중심으로 팀을 이뤄 훈련한다. 혼자 할 때보다 훈련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이렇게 같이 훈련하다 보면 팀원 전체의 기세가 비슷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특정 지역의 나쁜 날씨 탓에 훈련량이 부족해 팀원 전체가 하락세를 보인다거나, 반대로 새로운 훈련부장이 팀 분위기를 쇄신하고 훈련량을 끌어올려 팀원 전체가 고른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특정 선수 한 명이 평소와 다르게 좋은 선전을 펼친다면 해당 선수의 팀을 살펴본 뒤 나머지 선수에게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경주 분석에 좋은 방법이다.
최근 세종팀의 기세가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은 예다. 23기 신예들이 대거 유입되고 유성팀에서 활동하던 강자들이 세종으로 팀을 옮기면서 전반적으로 선수들의 기세가 좋아졌다. 2018시즌 1회차 특선급 결승전에서 1위 황인혁, 2위 김주상이 동반 입상하는 성과를 거뒀고, 세종팀의 정신적인 지주 박성현은 50세의 나이에도 젊은 선수들의 기를 받아 첫 회차부터 3연속(1착, 1착, 2착) 입상에 성공하는 등 꾸준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부진에 빠졌던 이동근은 1월 19일 광명 9경주에서 한 바퀴 선행 승부를 통해 우승하며 삼쌍승식 415.8배의 이변을 만들어냈다. 선행만을 고집했던 설영석은 2월 9일에는 추입으로, 10일에는 젖히기로 우승하며 멀티플레이어 강자로 발돋움했다.
창원A팀도 23기 신예들의 합류 이후 성적이 좋지 않았던 김득희, 구동훈, 김주동, 이승철 등의 몸상태가 살아났고 한 차례씩 큰 배당을 선사했다.
543명에 이르는 선수들을 일일이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상승세의 선수들을 바탕으로 주변 선수들을 예측해 나가는 전략이 고배당을 적중시키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인지도에 얽매이지 말라
경주 분석에 있어 가장 선호하는 부분은 선수 인지도이다. 인지도는 안정된 기량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적을 올린 선수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현상이다. 인지도가 높으면 자리 잡기에 유리하고 경기 흐름을 자신의 페이스대로 끌고 갈 수 있다. 하지만 인지도만으로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인지도가 높아지면 우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승부거리가 짧아지고 마크, 추입 위주의 경기를 많이 펼치게 된다. 이때 자력승부에 약점이 생겨 원하는 대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팬들의 기대를 받던 선수가 고배당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기가 이런 경우다. 사례가 흔하다. 박인찬은 우수급에서 강자로 평가받는 선수였지만 추입의존도가 높아지더니 1월 5일 광명 9경주에서 정진욱의 기습에 밀려 쌍승식 65.3배(1위 정진욱, 2위 김철민) 고배당을 낳았다. 1월 7일 11경주에서도 의외의 선수인 임대승에게 우승을 내주면서 쌍승식 61.6배의 이변을 만들었다. 김정태는 과거 자력형 강자로 인정받던 선수였지만 강급 이후 추입 위주로 경기를 풀어갔고 결국 1월 20일 8경주에서 3위로 밀려나면서 쌍승식 78.7배(1위 황영근, 2위 최중근)의 고배당을 불러왔다. 인지도를 무시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맹신해서는 안 된다.
박정욱 기자 jungwook@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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