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역시 제주도를 찾았다. 매년 몇 차례씩 방문하는 제주도라서 이제는 제주도에서도 단골 식당과 자주 찾는 카페, 공간 등이 생겼다. 이 참에 제주도에서 그동안 찾았던 곳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공유해볼까 한다.
첫 번째 장소는 바로 엉또폭포다.
한라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엉또폭포
독특한 이름을 가진 엉또폭포는 한라산 남쪽 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악근천 중상류 지역에 위치한다. 때문에 이 곳을 가기 위해서는 한라산을 끼고 한참을 달려야 한다. 제주공항을 시점으로 본다면 평화로와 중산간서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중산간서로는 1135 도로로 제주공항에서 중문, 서귀포로 이동할 때 꼭 거쳐야 하는 길이다. 길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구간이라 과속을 하는 차량들이 많으니 특히 심야에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다.
제주시에서의 주행 거리는 약 45km이며 한시간 조금 더 달려야 한다. 참고로 이번 출장을 겸한 여행길에서는?롯데렌터카에서 운영 중인 쉐보레 볼트 EV를 파트너로 택했다.
내비게이션 상으로 엉또폭포에 도착하면 곧바로 주차장 표지판을 확인할 수 있다. 엉또폭포 주차장은 엉또폭포에서 보도로 5~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는데 총 16개의 주차면과 두 개의 장애우 주차면 그리고 깔끔한 화장실이 있다. 이곳에 차량을 세우고 표지판을 따라 도보로 엉또폭포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엉또폭포에 대한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엉또폭포의 ‘엉또’는 제주어다. 엉또폭포 앞 안내 표지판의 내용에 따르면 ‘엉’은 바위보다 작은 굴을, ‘또’는 입구를 뜻한다. 즉, ‘작은 굴로 들어가는 입구’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표지판을 지나면 엉또폭포로 다가가는 길이 보인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남쪽의 섬이 가진 비교적 따듯함 덕분에 푸르른 자연이 눈에 들어온다. 비가 내리지 않아 하천이 말라 있는데 이는 ‘엉또폭포’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없다는 증거다. 사실 엉또폭포는 비가 내려야만 그 모습을 볼 수 있는 폭포이기 때문이다.
저 멀리 무인카페인 ‘엉또산장’이 보였다. 이 곳은 잠시 후 들릴 곳이다. 어쨌든 그렇게 조금 더 걷다 보면 엉또폭포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마련된 전망대가 보이기 시작한다.
비를 기다리게 만드는 엉또폭포
전망대에서 엉또폭포를 바라보니 역시 말라있었다.
비가 내리지 않고 화창한 날씨가 이어진 탓이다. 평소에는 어디서도 폭포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그들의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게다가 단순히 ‘비가 오면’이 아니라 한라산 산간 지역에 70mm 넘는 비가 내리거나 꾸준히 비가 내리는 장마철에나 시원스럽게 폭포수를 볼 수 있다.
시원스럽게 내리는 폭포수의 모습을 보기 힘들기 때문에 큰 비가 내리면 엉또폭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진다. 오죽하면 태풍을 뚫고 온다고 할 정도니까 그 인기가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사실 폭포의 높이는 50m 정도로 그리 큰 폭포는 아니지만 폭포 아래의 웅덩이도 크고, 그 소리도 엄청나 ‘박력이 대단하다’는 평이 이어진다.
엉또폭포의 모습은 다음을 기약하고 발길을 돌려 무인카페 방향으로 이동했다. 참고로 무인카페에는 마라도를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는데 저 멀리 아주 작게 보이는 마라도를 찾아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참고로 전망대의 난간에 마라도 방향을 펜으로 그려둔 것을 참고하면 좋다.
많은 쪽지로 가득한 무인카페
무인카페의 안은 그리 넓지 않다. 작은 산장을 보는 기분이다. 실내에는 많은 이들이 오가며 포스트잇에 저마다의 추억과 이야기를 써둔 것을 볼 수 있다. 기자도 포스트잇 하나를 꺼내 작은 메모를 남기고 왔다.
무인카페 안에는 커피를 비롯해 다양한 차와 음료, 간식 등을 판매하고 있다. 무인카페인 만큼 계산함에 돈을 넣고 자신이 먹고 싶은 차나 간식 등을 먹으면 된다. 참고로 이러한 무인카페는 손님들의 양심으로 유지되는 곳이니 꼭 규칙과 가격을 지키길 바란다.
사실 엉또폭포는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이미 그 모습을 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아직 모르는 이가 상당히 많은 편이라 조금 더 알리고 싶었다. 게다가 화창한 날 폭포수는 보지 못하더라도 아담한 무인카페는 물론이고 잠시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점 역시 엉또폭포를 추천하고 싶은 이유 중 하나다.
한국일보 모클팀 - 박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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