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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연희단거리패 내부 고발… “당신 다 알고 있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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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연희단거리패 내부 고발… “당신 다 알고 있었잖아”

입력
2018.02.23 04:4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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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대표 사실 부인하자

전ㆍ현직 단원들 SNS서 실명 비판

김소희 대표가 이윤택의 조력자로 언급됐다. JTBC '뉴스룸' 캡처
김소희 대표가 이윤택의 조력자로 언급됐다. JTBC '뉴스룸' 캡처

연극계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극단 연희단거리패 관계자들의 묵인과 방조에 대한 폭로로 이어지고 있다. 이윤택 연극연출가가 자신이 이끌던 극단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을 상습 성추행 해왔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눈감았거나 이 연출가의 성추행을 은근히 도왔다는 내부 고발이 연희단거리패 전・현직 단원들로부터 나오고 있다.

현재 논란의 중심에 선 이는 김소희 연희단거리패 대표다. 연희단거리패 단원이었던 홍선주 극단 끼리프로젝트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김 대표가) 안마를 조력자처럼 시키고 후배들을 초이스(선택)하는 역할을 했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익명으로 방송 인터뷰에 응했으나 김 대표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자 페이스북 자신의 계정에 실명으로 글을 썼다. 홍 대표는 “접니다. 김소희 선배님 저 찾으셨다고요? 해명하고 싶으시다고요? 찾으셨으니 하세요”라며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당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을 연희단거리패 전 단원이라고 밝힌 A씨도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당신(김소희 대표) 그렇게 말하면 안 되죠. 두 눈 시퍼렇게 뜨고 다 알고 있었잖아”라며 김 대표가 성추행을 알고도 이 연출가의 말에 잘 따르도록 다그쳤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19일 이윤택 연출가의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연출가가) 안마나 발성 등을 코치하면서 신체적 접촉을 하는 건 알고 있었고, 사과를 요구해서 받았다. 하지만 지금 나오는 건(단원들의 성추행 조력 등) 몰랐던 것들”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연출가가 1986년 부산에서 창단한 연희단거리패는 단원들이 숙소에서 함께 먹고 자며 연기를 공부하고 생활하는 연극 공동체를 표방했다. 이러한 방식은 이상적인 연극 공동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그 동안 극단 내 성폭력을 공론화하지 못한 원인으로도 꼽히고 있다. 연희단거리패 단원인 오동식 배우 겸 연출가는 연극계 미투 운동이 촉발된 직후 열린 연희단거리패 대책회의에서 “내부의 결속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말이 오갔고 사건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있었다고 21일 폭로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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