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김정은 비서실장 역할
이방카, 트럼프 정치적 조언자
‘같은 듯 다른’ 두 인물 외교전
이방카의 평창 행보에 관심 쏠려
혈육을 앞세운 북미의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 외교전 ‘선수’도 관심이다. 23일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과 개회식 때 방남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얘기다.
두 사람은 북미 최고 지도자의 핵심 측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폐회식 참석차 3박 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는 이방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섯 자녀 중 둘째이자 장녀다. 그는 대북 문제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도 높다. 아버지의 정치적 조언자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신 중이었던 대선 기간에도 선거 운동에서 큰 역할을 했고, 트럼프 기업 개발ㆍ인수 부문 부사장 등 아버지의 사업 파트너로도 활약했던 전력이 있다.
지난 9일부터 2박 3일 동안 방남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이자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특히 북한 헌법상 국가 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고위급 대표단장을 맡았음에도 단원이었던 김 제1부부장이 김정은 위원장 특사였다는 점은 그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개인 신상은 차이가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1981년생, 한국 나이로는 올해 37세다. 미국 조지타운대를 다니다가 아버지의 모교인 와튼스쿨로 옮겨 경제학 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백악관 고문을 맡고 있는 사업가 출신 남편 재러드 쿠슈너와의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 있다. 본인 이름을 내건 패션과 보석 브랜드를 운영했고, 과거에는 모델 활동도 했다. 백악관 입성 후에는 줄곧 여성 인권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반면 폐쇄적인 북한 정권 특수성으로 인해,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당장 나이도 확실치 않다. 통일부는 2018년 발간한 북한 인명사전에서 출생연도를 ‘미상’이라 표기했다. ‘1987, 88, 89년생 설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방남 당시 김 제1부부장이 정부 관계자에게 ‘둘째를 임신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결혼 및 출산설은 사실로 굳어진 분위기다. 그러나 남편 신원은 확실치 않다. 국가정보원은 2015년 남편이 김일성종합대 동기로 추정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북미가 같은 듯, 다른 외교전을 벌이며 두 인물도 자연스레 대결 구도에 놓이게 됐다. 방남을 계기로 국제 무대에 데뷔한 ‘퍼스트 시스터’(김여정)가 “북한의 이방카”(워싱턴포스트)로 소개되며 전세계적인 관심을 끈 만큼, 올림픽 대미를 장식할 ‘퍼스트 도터’(이방카)의 행보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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