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인간을 어떻게 진화시켰는가
애덤 월킨스 지음ㆍ김수민 옮김
을유문화사 발행ㆍ672쪽ㆍ2만5,000원
잘 생기고 예쁜 것들이 성격도 좋다는, 외모 지상주의를 인정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진화의 관점에서 얼굴과 표정의 탄생을 서술한 이 책의 결론은, 스티븐 핑거가 말한 ‘인간 본성의 선한 천사’라는 게 있다면 그 천사는 얼굴을 깃든다는 것이다. 왜 그런가. 포유류 단계까지의 얼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턱의 구조, 크기다. 먹어야 사니까. 영장류 단계에선 앞발을 쓸 수 있으니 턱의 중요성이 떨어진다. 점차 턱이 작아지고, 툭 튀어나온 주둥이가 평평하게 바뀌면서 탄생하는 게 ‘표정’이다. 저자는 이후 진화 과정을 “사회성이 사회성을 부른다”라고 표현했다. 표정을 잘 읽으면 협동이,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 높아진 생존 가능성은 표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표정을 내비치고 읽어내는 사회성은 뇌를 끊임없이 자극해 대뇌피질을 발달하게 했다. 저자는 이 과정을 인간의 ‘자기 길들이기’ 과정이라 부른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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