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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마저 바닥... 겨울 가뭄에 목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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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수마저 바닥... 겨울 가뭄에 목탄다

입력
2018.02.22 14: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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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110일째 눈ㆍ비 한방울도 없어

젖줄 쌍천 마르자 아파트 제한 급수 들어가

울산ㆍ경북 등 댐 곳곳 바닥 드러내

전남 섬 지역도 극심한 용수난

내달까지 비 안 오면 영농피해 클 듯

봉화군이 계곡 물이 얼어 생활용수 공급이 끊긴 소규모 급수시설에 급수차량을 동원해 물을 공급해 주고 있다. 봉화군 제공
봉화군이 계곡 물이 얼어 생활용수 공급이 끊긴 소규모 급수시설에 급수차량을 동원해 물을 공급해 주고 있다. 봉화군 제공

22일 낮 경북 봉화군 소천면의 한 산간마을로 8톤짜리 급수차가 들어섰다. 트럭은 마을을 가로질러 마을 꼭대기의 간이상수도 저장탱크에 싣고 온 물을 붓고 핸들을 돌렸다. 이달 초부터 거의 매일같이 벌어지는 일이다. 봉화군에 따르면 소천면을 비롯한 4개면 16개 마을 200여 명이 용수를 운반급수에 의존하고 있다. 경북 영주시 일부 지역도 소방차로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혹한으로 산간계곡 복류수가 얼어붙은데다 겨울가뭄으로 유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겨울가뭄으로 전국이 마르고 있다. 23일까지 일부 지역에 눈 예보가 있지만 양이 적어 별 도움이 되지 않을 전망이다. 내달까지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영농차질도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22일 현재 전국 다목적댐 평균 저수율은 41.2%. 지난해 같은 시기 48%보다 6.8%포인트나 낮다. 대구 및 경북 경산권에 용수를 공급하는 운문댐은 8.3%, 울산의 대곡댐과 사연댐은 11.7%, 16.4%로 바닥을 드러냈다. 농업용 저수지도 경북은 20일 현재 평균 71.1%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87.2%)는 물론 평년(80.2%)보다 크게 낮다. 전남지역 저수지 저수율도 57.5%로 평년(71.0%)보다 13.5%p나 낮다.

가뭄에 따른 물난리도 심각한 수준이다. 제한급수, 운반급수, 저수지 물채우기 등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강원 속초시는 22일 현재 눈비가 한 방울도 오지 않는 무강우가 110일째 이어지면서 취수원인 쌍천이 말라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이에 시는 쌍천의 저수율이 80%에 이를 때까지 양양군으로부터 급수지원을 받고 있으며, 지난 14일부터 고성 원암저수지로부터 하루 1만톤의 물을 지원받고 있다. 인제군도 매일 차량으로 속초시에 식수 78톤을 공급하고 있다.

경북 봉화군은 겨울철 용수난 해결을 위해 32억5,000만원을 들여 산간지역 급수시설 개선에 나섰지만 이번 겨울에는 별무소용이다.

지난해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에 불과했던 울산은 더 심각하다.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자체 공급량이 부족, 낙동강에서 물을 끌어오기 시작해 전체 취수량 1억3,064만㎥의 49.1%인 6,416만㎥를 낙동강물로 충당하면서 원수대금 등 220억여 원을 추가부담했고 올해는 더 심해지고 있다. 전체 농업용 저수지의 61%나 되는 127곳이 저수율 20% 미만, 34곳은 0%이다.

경북 의성군과 영천시 등지의 월동작물 피해도 우려된다. 가뭄으로 땅속 수분이 부족, 틈이 생기고 그 사이로 찬 공기가 들어가 동해를 입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영천시 관계자는 “평년에도 5% 남짓 동해가 있었지만 올해는 10% 이상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전남 지역에선 저수지 물 채우기 작전에 돌입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본격적으로 채우기 시작, 일부 저수지는 평년의 90% 이상 채우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완도군 노화도 보길도는 지난달부터 ‘10일 단수 2일 급수’로 보내는 등 섬 지역 용수난은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가뭄으로 등산로가 메마르자 등산객들의 발길도 묶이고 있다. 대구에 거주하는 정모(55ㆍ회사원)씨는 “동네 산에 10분만 걸어도 바지가 하얘지고 콧구멍이 따끔거릴 정도로 먼지가 인다”며 “건강 때문에 나섰는데 되레 해칠 것 같아 당분간 등산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봉화=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무안=박경우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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