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민기(53)씨가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상습적으로 학생들을 성추행 했다는 폭로가 22일에도 이어졌다. 피해자는 술 취한 남자친구 옆에서 성추행 당했다며 피해사실을 공개했다. 조씨가 21일 한 TV 프로그램에 나와 성추행 논란에 대해 “음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한 반발로 보인다.
22일 피해자 A씨는 이틀 전 성추행 피해사실을 털어놓은 연극배우 송하늘씨의 선배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인터넷 사이트 ‘디씨인사이드’ 게시판에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씨는 “조민기 교수가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어서 가슴으로 연기하는 후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 가슴을 만졌다 한들 당한 사람이 모욕을 느꼈다면 사과를 했었어야 했다”면서 “피해자(송하늘)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조씨는 21일 채널A ‘뉴스 TOP10’을 통해 청주대 연극학과 교수직을 사임한 이유에 대해 “교수한답시고 그나마 스케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었고, 그런 과정을 다 겪으면서 7년을 근무했는데, 남는 게 이거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교수라는 명예보다 내 모교고, 내 후배들이고, 그래서 와 있는 건데, 그런 학교에서 그런 음해가 계속되면 난 있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A씨는 조씨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갔었던 2학년 시절 피해사실을 전했다. 그는 ‘교수님의 집에서 조민기 교수는 남자친구에게 술을 더 권해 결국 인사불성으로 뻗게 되었고(중략) 절 뒤에서 껴안으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등 끔찍했던 기억을 털어놨다. A씨는 ‘1학년 때 여자 동기 두 명은 회식 후 차에 태워져 호텔로 갔고, 조민기 교수가 가운으로 갈아입고는 피곤하니 자자고 했다’며 친구들의 피해 사례를 덧붙였다.
A씨는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다’면서 ‘연극영화계는 정말 좁아서 조민기 교수의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 졸업 후 현장에서 활동할 때 안 좋은 소문이 없어야 했기에 참는 것을 선택했던 것’이라고 이제까지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조씨의 성추행에 대해 경찰도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20일 청주대에 조씨에 대한 성추행 관련 조사자료 협조 요청을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온 피해자들의 글을 들여다 보고 있다.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고 주장하던 조씨의 소속사 윌 엔터테인먼트는 21일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조씨는 24일 방송을 시작하는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한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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