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에 1초20차 늦었지만
완벽한 조화로 팀 코리아 저력
이승훈 금1ㆍ은3 아시아 최다
정재원 국내 빙속 최연소 메달
김민석 “내가 부족해서” 겸손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2회 연속 ‘은빛 질주’를 완성했다.
이승훈(29), 김민석(19), 정재원(17)으로 이뤄진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21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팀추월 결승에서 3분38초52의 기록으로 함께 레이스를 펼친 노르웨이(3분37초32)에 1초20차로 밀려 2위를 차지했다. 2014 소치올림픽 은메달에 이은 2회 연속 올림픽 은메달이다.
대표팀 ‘맏형’ 이승훈은 동계올림픽에서 총 4개째 메달(금1ㆍ은3)을 확보하며 아시아 선수 역대 최다 메달리스트로 등극했다. 또 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다. ‘빙속 괴물’ 김민석은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이번 대회 2개째 메달을 손에 넣었고, 막내 정재원은 국내 빙속 선수로는 최연소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남자 팀추월도 여자 팀추월처럼 우여곡절이 있었다.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세계 랭킹 4위로 메달권 전력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선수들이 떨어져 훈련을 진행한 탓에 우려를 낳았다. 매스스타트에 출전하는 이승훈과 정재원은 한국체대 빙상장에서 쇼트트랙 훈련을, 김민석은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중거리 훈련을 따로 했다. 이 과정에서 팀추월 훈련은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 여자 팀추월까지 노선영(29)의 폭로로 따로 훈련하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승훈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팀 분위기가 좋을 수 있겠느냐”고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과정은 삐걱거렸지만 올림픽을 앞두고 맏형 이승훈이 후배들을 불러 모아 다독이면서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수습했다. 갈등 속에 대화가 사라졌던 여자 팀추월과 다른 대목이다. 또 이승훈과 김민석의 컨디션이 워낙 좋아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11일 가장 먼저 개인 종목에 나선 이승훈은 5,000m에서 기대 이상으로 높은 순위인 5위에 올랐다. 13일엔 김민석이 1,500m에서 아시아 최초 메달인 깜짝 동메달을 차지했고, 15일 1만m에선 이승훈이 12분55초54의 개인 최고 기록으로 4위에 올랐다.
형들이 선전하자 막내까지 한껏 고무된 팀추월 팀은 18일 예선에서 3분39초29로 8개 팀 중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21일 준결승에서 3분38초82로 함께 레이스를 펼친 뉴질랜드(3분39초54)를 제치고 은메달을 확보했다. 남자 대표팀의 역주에 팬들의 함성소리도 커졌다. 비록 노르웨이의 벽을 넘지 못했지만 남자 팀추월은 나란히 태극기를 들고 링크장을 천천히 돌며 관중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승훈은 경기 후 “목표는 금메달이었기에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한 경기(매스스타트)가 남았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석도 “금메달을 목표로 했다”면서 “내가 조금 더 잘했더라면 노려볼 법했는데 아쉽지만 값진 은메달”이라고 밝혔다. 정재원은 “예선하면서 1등이 목표였는데 아쉽다. 내가 부족한 부분들을 형들이 많이 채워줬고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강릉=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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