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해 선언 30주년 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떠받치는 세력 중 하나인 복음주의 기독교 계열의 실력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통하는 조니 무어(34) 목사가 한국을 찾는다.
진보 성향을 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동호로 라마다호텔에서 열리는 ‘한국교회 88선언 30주년 기념 국제협의회’에 무어 목사가 참여한다고 21일 밝혔다.
NCCK는 남북 화해와 평화 원칙을 밝힌 ‘88선언’ 30주년을 맞아 당시 군부정권을 견제해준 미국 NCC 등 해외 교회들과 함께 합동토론회를 준비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머리를 맞대기 위해서다. 울라프 트베이트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짐 윈클러 NCC 총무 등 종교지도자들을 비롯해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등 100여명이 참석해 토론한다. 종교단체간 핫라인을 만들고, 교황청ㆍ동방정교회 등 이웃 종교들과 함께 어떻게 움직일지 방안을 모색한다.
무어 목사의 참가는 예정에 없었다. 무어 목사는 미국 복음주의 보수 세력의 대표격인 남침례교회 소속으로 트럼트 대통령의 자문단 20인 가운데 한 명이다. 트럼트 대통령과 가족들을 자주 만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화해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어떤 상황인지 조용히 다녀가보고 싶다 해서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전쟁 반대 뜻을 명확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88선언’이란 1988년 2월 한국 기독교계가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ㆍ인도주의ㆍ민의 참여라는 5대 원칙 아래 남북 평화와 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선언한 일이다. 이 원칙은 노태우 정부의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김대중 정부의 6ㆍ15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고 평가받는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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