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지고, 구르고, 부딪히고.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경기 중 자주 부상 위험에 직면한다. 앞선 두 차례의 동계올림픽에서는 설상종목인 스노보드와 스키에서 특히 많은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과 2014년 소치올림픽 통계를 평균 내 종목별 부상 정도를 비교한 결과, 빠른 스피드와 높은 점프가 결합된 종목일수록 위험에 취약했다”고 보도했다. 선수 100명당 부상자수가 가장 많은 종목은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37명)이었고 스노보드 크로스와 프리스타일 스키 에어리얼ㆍ슬로프스타일ㆍ하프파이프가 그 뒤를 이었다.
스노보드와 스키는 부상 정도도 타 종목보다 심했다. 경기 중 다른 선수와 충돌하거나 공중 연기에서 실수하면 그대로 바닥에 떨어지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소치올림픽 당시 프리스타일 스키 모굴,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스키와 스노보드 크로스에서 가장 많은 중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출전선수 100명 가운데 최소 14명이 일주일 이상 병원 신세를 졌다는 말이다.
평창에서도 부상으로 많은 스노보더들의 꿈이 좌절됐다. 호주의 테스 코디(18)는 11일 평창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여자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 공식 연습 중 추락했다. 펜스에 무릎을 강하게 부딪힌 코디는 십자인대 파열로 결국 출전을 포기해야 했다. 15일 열린 남자 스노보드 크로스 준준결승에서도 오스트리아의 마르쿠스 샤이레(30)와 러시아 출신 선수(OAR) 니콜라이 올리유닌(27)이 각각 목과 다리에 골절상을 입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다.
가디언은 이번 올림픽 최고의 인기종목으로 급부상한 컬링 역시 부상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통계에 따르면 컬링은 밴쿠버와 소치에서 루지, 스키점프보다도 많은 부상자를 냈다. 다만 경기 특성상 한 번에 큰 부상을 입은 선수보다는 손목과 팔 근육 등 무리하게 사용한 특정 부위에 염증이 발생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안전한 세 종목은 노르딕 복합과 스피드스케이팅, 바이애슬론이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동계 올림픽 선수들의 부상이 하계 올림픽보다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됐다. 2010, 2014년 동계올림픽에서 선수 100명당 평균 부상자 숫자는 12.6명으로 2012, 2016년 하계올림픽 100명당 부상자수(11.3명)보다 많았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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