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가 출연할 예정이었던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작은 신의 아이들’이 결국 첫 방송을 연기했다. 조민기가 하차 의사를 밝히면서 배우 교체 및 촬영 분량 조정 등을 위한 결정으로 보인다.
OCN은 “오는 24일 예정이었던 ‘작은 신의 아이들’ 첫 방송 일정을 전략적 편성을 위해 일주일 뒤인 내달 3일로 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날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의 한 웨딩홀에서는 ‘작은 신의 아이들’ 제작발표회가 예정대로 열렸다. 강신효 PD를 비롯해 출연배우 강지환, 김옥빈, 심희섭, 이엘리야가 참석했다. 조민기는 애초 참석 의사를 밝히진 않았다.
OCN은 이날 조민기의 하차를 결정하면서 ‘작은 신의 아이들’ 홈페이지와 드라마 관련해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 등록됐던 조민기 사진과 이름도 삭제했다. 조민기의 구체적인 성폭행 폭로가 이어지자 OCN은 전날 밤까지만 해도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됐던 조민기의 사진을 하루도 안 돼 모두 내린 것이다.
조민기는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지지율 2위인 유력 대통령 후보 국한주 역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국한주는 검사 출신 정치인으로, 과거의 과오를 숨긴 채 야욕에 사로잡힌 인물이다. 제작진은 조민기를 대체할 배우를 물색하고 있다.
앞서 조민기의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는 “지속해서 이어지는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한다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윌엔터테인먼트는 조민기가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도 전했다.
지난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2004년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청주대 연극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조민기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청주대는 지난해 11월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 관련 자체 조사를 실시했고,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민기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이후 조민기는 사표를 제출했고, 최근에야 사표가 수리된 사실이 드러났다.
청주대를 졸업한 배우 송하늘이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자신의 계정에 “조민기가 여학생들을 오피스텔로 불러 상습적으로 성추행 했다”는 등 조민기의 성추행 사례를 추가 폭로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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