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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총기개조 ‘범프 스탁’ 규제 지시했다”

입력
2018.02.2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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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주 고교 참사에 비판여론 급증하자

취임 후 총기 관련 장비 규제 의사 첫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열린 ‘공공안전 메달’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백악관에서 열린 ‘공공안전 메달’ 수여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미국 사회에서 총기 규제 강화 여론이 다시 들끓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범프 스탁(bump stock)’ 등 총기개조장치의 규제를 법무부에 지시했다. 범프 스탁은 방아쇠를 당길 때마다 1발씩 발사되는 반자동 소총에 결합할 경우, 1분당 400~800발을 연속 발사하는 완전자동 사격을 가능케 해 주는 장치다. 미국에서는 100달러 미만에 누구나 쉽게 구매할 수 있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용기 있는’ 공공안전 관련 공무원 12명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에게 이러한 내용의 규제를 만들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같은 내용의 행정각서에 몇 달 전 이미 서명했고, 관련 제도가 조만간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 10월 58명의 생명을 앗아간 라스베이거스 총격 참사 사건의 범인 스티븐 패덕(사망)이 사용했던 범프 스탁을 규제하려는 것이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소재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한 니콜라스 크루즈는 범프 스탁을 사용하지 않아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 총기 규제에 미적대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최근 다시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를 가라앉히고자 이날 ‘규제 지시’ 사실을 직접 공개한 것으로 보인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총기 관련 장비에 대한 규제 의사를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취임 이후 총격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국의 허술한 총기 규제보다는 범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그 원인으로 지목해 논란을 불러 일으키곤 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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