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2021년 제9회 동계아시안게임의 남북 공동개최에 대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강원지사가 공동개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 화해기류가 3년 후 동계아시안게임 남북 공동개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장 위원은 20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국제공항에서 평양으로 향하는 고려항공 탑승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지사의 동계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의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시안게임은 개최 희망국이 적기 때문에 올림픽보다 쉽다”면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최 지사가 원산 마식령스키장을 이용하는 방안 등을 거론한 데 대해서도 “마식령스키장을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1996년 IOC 위원으로 선출된 장 위원은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인정받는 북한의 대표적인 체육계 인사여서 그의 발언에는 적잖은 무게가 실린다. 다만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주변 환경의 가변성이 너무 커 현재의 남북 화해기류가 3년 후 동계아시안게임 공동개최까지 가능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이를 의식한 듯 장 위원도 동계아시안게임 공동개최 실현 방안에 대해선 “다 알아서들 하지 않겠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장 위원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북한의 2020년 도쿄올림픽 참가를 도울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그것은 보도가 잘못된 것”이라며 “올림픽 헌장에 따라서 전 세계 260개 IOC 회원국은 올림픽에 참가할 의무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올림픽 참가는) 누가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참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위원은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한 총평을 요구받자 “아주 잘된 만점짜리 올림픽”이라며 “같은 민족끼리 화합하는 자리가 되면서 아주 훌륭했다”고 극찬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차 지난 4일 방한한 장 위원은 강풍을 동반한 혹한에 따른 건강상 이유로 폐회식을 일주일 앞둔 지난 18일 귀국길에 올랐다. 이틀간 베이징에 머문 장 위원은 이날 고려항공 ‘JS 152’편으로 평양으로 돌아갔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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