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김치가 신종 플루와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급성 호흡기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근 지 일주일에서 열흘 된 김치가 독감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한국식품연구원, 고려대, 세계김치연구소, 대상 등으로 구성된 국내 연구진은 20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전통발효식품인 김치의 독감 억제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2009년 유행했던 신종 플루(H1N1형)와 최근 중국에서 인체감염을 일으킨 AI(H7N9형) 바이러스를 대상으로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김치는 숙성도에 따라 담금 직후(겉절이), 초숙기(3일 경과), 적숙기(7~10일), 과숙기(10일 이상)로 나눠 실험했다.
세포 실험 결과, 신종 플루와 AI에 감염된 세포에 김치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바이러스 세포 형성이 현저하게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적숙기 김치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가장 컸다. 신종 플루에 감염된 실험쥐에 2주간 매일 적숙기 김치 추출물을 투여했더니,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생존율이 30%나 높았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체중이 감소하는 현상이 줄면서 생존 확률이 높아졌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재료 첨가량에 따라서도 효과가 상이했다. 무, 마늘, 대파, 생강, 고추 등 배추김치에 들어가는 부재료 5종 중 파와 생강을 추가로 넣었을 경우 항바이러스 효과가 더 컸다.
김치에서 분리한 유산균도 신종 플루와 AI 바이러스 형성을 억제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플루와 AI에 감염된 실험쥐에 한달 간 매일 유산균을 투여한 결과, 그렇지 않은 대조군보다 생존율이 40~80% 가량 높았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를 활용해 독감 치료 효과가 큰 건강기능식품 또는 기능성 김치 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인호 한국식품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김치에 특정 유산균을 추가로 첨가하면 바이러스 억제 효과 등 기능성을 배가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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