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름ㆍ박지우 “팀플레이에 문제” 인정
팀 경기인데, 따로 놀았다.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대표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최악의 기록으로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대표팀은 19일 강릉 오벌에서 열린 평창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의 기록으로 8개 출전 팀 중 7위에 그쳤다.
4위에 진입하지 못한 탓에 준결승 티켓을 놓쳤다. 이날 기록은 2017~18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당시보다 처졌다. 지난해 11월 1차 월드컵에서 3분2초66(5위)을 기록했고, 3차 월드컵에선 3분1초82(7위)를 찍었다.
팀추월 대표팀은 올림픽 전부터 이상 조짐을 보였다. 올림픽을 앞두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행정 착오로 평창 꿈이 물거품 됐던 노선영(29)이 “팀추월 훈련을 따로 한 적이 없다”고 폭로하며 팀 분위기는 바닥을 찍었다. 개인종목 출전권이 없어 대표팀에서 낙마한 노선영은 1,500m에서 러시아 선수 2명이 도핑 문제로 출전권을 박탈당하자 티켓을 거머쥐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표팀에 돌아와 훈련을 했지만 주력 종목 팀추월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서로 밀어주고 뒤에서 받쳐주고 해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김보름과 박지우 따로, 노선영 따로 레이스를 뛴 셈이 됐다. 팀추월은 세 명 중 마지막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기준으로 기록을 잰다. 경기를 마친 뒤 주저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울먹이던 노선영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고 무거운 표정으로 빠져나갔다.
김보름과 박지우는 팀플레이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보름은 “3명 모두 뭉쳐서 들어왔으면 준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중간에 있는 (노)선영 언니의 비중을 최대한 적게 하는 전략을 짰는데, 그 부분에서 의사소통이 안 됐다”고 덧붙였다. 박지우도 “누구 한 명이 아니라 팀의 실수”라며 “(노선영이) 같이 없어서 당황했다. 나도, (김)보름 언니도 몰랐다. 선영 언니가 바로 빠져나가서 말을 못 나눴다”고 설명했다.
강릉=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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